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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있는 식탁

큰돈 들이지 않고 차린 딸을 위한 생일상

by 홈쿡쌤 201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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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돈 들이지 않고 차린 딸을 위한 생일상

오늘은 우리 집 살림 밑천인 여고 1학년 딸아이의 17번째 맞이하는 생일입니다. 가난한 시골 육 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형제들은 모두 홀로서기를 하며 자라났습니다. 그저 생활에 바빠 연애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33살의 늦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인연은 있긴 있나 보네."

"아이쿠! 우리 막내 드디어 시집가네."

"그렇게 안 간다고 우기더니. 신랑이 얼마나 좋은지 보자."

모두가 한 마디씩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늦은 결혼이니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해!' 그 말 뿐이었습니다.


남편도 34살, 장가를 못 보내 골치를 섞이던 두 남녀가 만났습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신했고 보석 같은 딸아이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친정 집 뒷마당 하얀 안개꽃 속에 빨갛게 장미가 활짝 피어 있었고, 예쁘다는 생각을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너무 무서워 이불을 덮고 숨어야 하는데 나의 배에서는 섬광이 밖으로 훤하게 비쳐 깜짝 놀라 일어나는 태몽을 꾸었습니다. 신통방통 잘 자라는 아이를 보며 하루하루가 힘들지 않게 흘러갔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또 연년생으로 아들을 낳았습니다. 1년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누나로서 동생을 챙겨주며 스스로 알아서 하는 바람에 어렵지 않게 둘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나의 든든한 보배입니다. 무슨 일이든 엄마 편을 들어주고 조잘조잘 이야기도 잘 나누는 딸아이이기 때문입니다.

"내일 딸 생일인데 뭘 해 줄까?"

"엄마! 그냥 케이크 하나만 사 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친구들과 함께 피자집에 가서 먹고 왔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도 엄마의 마음이 그런가요? 마트에 가서 시장을 봐 왔습니다.

얼마들이지 않고 준비한 상차림입니다.


1. 고사리나물
▶ 재료 : 고사리 100g, 멸치액젓 3큰술, 육수 1/2컵, 올리브유 다진마늘 약간
▶ 만드는 순서


㉠ 고사리는 손질하여 멸치액젓으로 조물조물 무쳐둔다.
㉡ 올리브유를 약간 두르고 다진마늘을 넣고 먼저 볶아준다.
㉢ 멸치육수 1/2컵을 붓고 ㉡에 고사리를 볶아낸다.


2. 박나물
▶ 재료 : 박 작은것 1/2개, 풋고추, 홍고추 1개, 멸치액젓 2큰술, 육수 1/2컵, 마늘 올리브유 깨소금 약간
▶ 만드는 순서

㉠ 박과 고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먼저 볶는다.
㉢ 박과 멸치육수 1/2컵을 붓고 볶다가 고추를 넣어 준다.

3. 콩나물 무침
▶ 재료 : 콩나물 1봉, 깨소금, 참기름, 간장 3큰술
▶ 만드는 순서

㉠ 콩나물은 씻어 삶아낸다.
㉡ 깨소금 참기름 간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다.
   (손끝에서 미생물이 나온다고 하여 위생장갑을 끼지 않고 무치고 있습니다.)


▶ 완성된 3가지 나물



4. 새송이 버섯전
▶ 재료 : 새송이 버섯 2개, 계란 1개, 밀가루 3큰술, 올리브유 약간
▶ 만드는 순서

㉠ 새송이 버섯은 두텁지 않게 잘라 밑간을 해 둔다.
㉡ 밀가루, 계란 순으로 입혀 노릇하게 구워낸다.


5. 호박달전
▶ 재료 : 호박 1/2개, 계란 1개, 밀가루 4스푼, 풋고추 홍고추 1개, 올리브유, 소금 약간
▶ 만드는 순서

㉠ 호박은 적당한 두께로 썰어 소금으로 밑간을 한다.
㉡ 밀가루 계란 순으로 입혀 노릇노릇 구워낸다.

▶ 완성된 전


6. 잡채
잔치음식에는 빠지지 않는 고정 메뉴인 잡채입니다.

▶ 재료 : 당면 100g, 양파 1개, 당근 1/4개, 피망 1/2개, 돼지고기, 진간장 깨소금 참기름 마늘 약간
▶ 만드는 순서

㉠ 야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채썰어 두고 당면은 물에 불렀다 삶아 둔다.
㉡ 삶아 둔 당면에 진간장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뒤 볶아낸다.
㉢ 양념한 돼지고기(마늘, 진간장, 참기름)를 볶다가 익으면 야채를 넣어 색이 살아있도록 볶아준다.
㉣ 깨소금을 살짝 뿌려낸다.

▶ 완성된 잡채


7. 생선구이
▶ 간이 적당하게 든 생선에 칼집을 넣어 구워줍니다.
    피망과 당근을 살짝 볶아 색깔을 내 보았습니다.




8. 야채 무 쌈말이
▶ 재료 : 무쌈 15장(시판용), 맛살 2개, 햄 3장, 피망 반개씩, 당근 1/2개, 무순 약간
▶ 만드는 순서

㉠ 각종 재료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모두 곱게 채썰어 둔다.
㉡ 무쌈에 재료를 올려 살짝 감아낸다.

★ 호두키위소스 만들기
▶ 재료 : 키위 1개, 호두 5알, 머스터드소스 2큰술, 2배식초 1큰술
우리 아이들은 겨자가 들어간 걸 싫어하는 바람에 호두키위소스를 만들어 주었더니 맛있다고 하였습니다.

▶ 만드는 순서

㉠ 키위와 호두를 믹스기에 갈아준다.
㉡ 머스터드소스와 식초를 넣는다.


▶ 식탁을 화려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 딸을 위한 상차림입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일어나세요. 오늘 우리 딸 생일입니다.”

상을 차려놓으니 모두가 식탁 앞에 앉으며

“우와! 이게 뭐야?”
“딸! 생일 축하해!”
“엄마! 여태껏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야. 우리 딸 곱게 잘 자라줘서 엄마가 더 고마워.”

축하 노래를 창문 너머로 넘기며 함께 아침을 먹었습니다.


“엄마! 오늘 무 쌈 짱이었어.”

그 한마디에 또 흐뭇한 고슴도치 엄마가 되어버립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밝게 인사를 하고 나가는 딸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부모마음 다 그렇겠지만, 오늘따라 더 소중한 생각이 듭니다.

낳고 보니 4kg으로 사람들이 ‘이 아기는 몇 달 키운 것 같아.’무척이나 더운 1994년 여름이라 생전 처음 땀띠까지 난 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잘 자라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딸!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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