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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이런 모습 어때요? 나를 부끄럽게 한 노부부

by 홈쿡쌤 201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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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 어때요? 나를 부끄럽게 한 노부부



주말이면 딸아이는 학교로 아들은 독서실로 향하는 고등학생입니다.

여기저기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느껴보지도 못하고 공부에 빠져 생활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날도 기다리다 지쳐 저는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잠결에 들려오는 짜증 섞인 말투에 놀라 일어나보니 남편은 투덜투덜 화가 많이나 아들과 다투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 왜 그래?"
"녀석이 말이야. 1시가 넘어도 오지 않고 걱정되잖아."
남편은 시간이 늦어도 오질 않자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나 봅니다. 아무 대답이 없자 전화를 했는데도 받질 않아 화가 많이 났던 것입니다.
"아들! 너 왜 아빠 문자 씹고 전화도 안 받고 그래?"
"한창 공부하느라 신경 안 썼어."
"늦은 시간인데 아빠가 걱정돼서 그러잖아."
"알지. 그런데 아빠는 말을 정말 기분 나쁘게 해!"
"기분 나쁘다고 아빠한테 말도 않고 그러면 더 화나지."
"몰라."
"사춘기라 그런가 봐. 당신이 이해해."
"그래도 그렇지!"
"윽박지르면 더 엇나가잖아."
"당신은 몰라."
아이가 들어오는지 걱정도 안 하는 엄마가 어딨냐며 나에게 시비를 걸어옵니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나지. 며칠 하더니 또 그 장단이야."
아이 둘 잠자리에 들지 않고 책상 앞에 앉은 모습도 눈에 거슬리나 봅니다.
"야들아! 얼른 불 끄고 자라"
시비를 걸어와도 그냥 삼켰으면 될걸 불쑥 나온 말
"어휴! 성질하고는" 
그러자 화가 난 남편은 TV 리모컨을 휙 집어던지며 나가버립니다.
깜짝 놀라 눈만 껌벅이다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이 되어 아이 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빠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가족이기에 가능한 행동이었습니다.
남 같으면 그런 행동에 어찌 바로 보여지겠습니까.
그래도 녀석 둘, 아빠가 걱정해서 하는 말이란 걸 알아차린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왜 그렇게 용서가 안 되던지

속 좁은 사람처럼 한마디도 하지 않고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아들 학교 앞에 먼저 내려주고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어 미워도 할 수 없이
"여보! 저것 좀 봐!"
"어딜 저렇게 가실까?"
"그러게."
"잠시만 사진 한 장 찍게 잘 세워봐."
"알았어."
출근길이라 차를 세우는 일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서행을 하며 찍을 수 있도록 해 주는 남편입니다.
블로그 지기의 남편 답지 않나요?
겨우 차 안에서 찍었습니다.
"정말 보기 좋다."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타고, 할머니는 리어카에 앉아 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리도 저렇게 늙어갔으면 좋겠다."
"....................."
사소한 다툼이었지만 맘 속에 담고 있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어딜 가시는 길일까?"
"저쪽으로 가는 걸 보니 밭에 가시나 보다."
언제 기분 나빴느냐는 듯 풀어져 버린 나를 발견합니다.

부부는 저런 모습이 아닐까요?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는 저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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