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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어느 고등학생의 '최신 담배피는 모습'

by 홈쿡쌤 2011.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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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등학생의 '최신 담배피는 모습'



며칠 전, 사진 폴더를 정리하면서 발견한 사진 한 장입니다.
남자 고등학교 선생님인 친구의 핸드폰에 저장된 걸 보고
"야! 그거 내 폰으로 좀 보내줘!"
"뭐하게?"
"글감이잖아!"
"호호. 원고료 주냐?"
"응. 줘야지."
그렇게 사진을 받아 보관하고 있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제는 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저번에 욱환이 담배꽁초 사진 아직도 갖고 있나?"
"응. 있어. 왜?"
"내가 잘못하여 사진을 날렸거든."
"그 사진이 왜 필요한데."
"그런 게 있어. 보내줘."
"알았어. 그럼 원고료는 안 줘도 되겠네."
"아이쿠 요 깍쟁이!"


친구는 고등학교 학생부장입니다.
턱수염이 부슬부슬 난 녀석들을 아침부터 상대하자니 입에서 단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머리는 단정한가?
반바지 차림으로 등교하는 학생?
슬리퍼 신고 다니지는 않는가?
규율에 맞게 단속은 하지만, 녀석들 교묘하게 넘어가려고 하기에 늘 머리싸움, 눈치작전이 난무한다고 합니다.

특히 신경 쓰고 지도해야 할 건 담배피는 아이들 단속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담배도 기호식품이니 단속을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아예 화장실에 재떨이를 놓자는 분도 계신다고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친구의 의지는 확고했습니다.
학생부장이 되고 난 뒤 자신이 담배를 피우면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단호한 결심이 들었고 학생들을 올바르게 교육하려면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면서 수 십 년을 피워오던 담배도 끊은 당찬 친구입니다.
"야! 너 요즘 담배 안 피우니?"
"그럼. 끊었지. 학생부장 하려면."
"그랬구나. 그래서 냄새가 나지 않았군."
"냄새났어?"
"당연하지. 담배 피우는 사람은 아무리 깨끗하게 해도 냄새나는 법이야."
올해로 2년째 금연에 성공하고 학생들 지도에 열심입니다.



▶ 친구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목격하고 찍은 사진입니다.



애정과 관심으로 학생들을 단속하다 보니 그렇게 반발은 없으나 골초였던 욱환이는 손에 냄새나는 걸 없애볼 생각으로 볼펜에 담배를 끼워 피우다 들켰던 것입니다.
너무 재미있고 또 어이가 없어 받아서 사진으로 남겼던 것....
"욱환아! 너 담배 끊으면 선생님이 이 사진 코팅해서 졸업 선물로 줄게."
이제 고3이 된 욱환이는 친구의 지도로 금연에 성공하고 열심히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커다랗게 코팅을 해야 하는데 사진을 날려버렸으니 나에게 되려 부탁을 했던 것입니다.


화장실에서,
건물 모퉁이에서,
외각 진 곳이면 어김없이 쌓여 있는 담배꽁초도 이제 하나 둘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담배가 우리 몸에 주는 해로운 점을 끊임없이 교육하고, 지난겨울에는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을 데리고 지리산 등반까지 하며 금연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모습이 진정한 선생님이란 생각이 들어 보기만 해도 흐뭇했습니다.

네가 내 친구라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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