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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가을 전어!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는 이유

by 홈쿡쌤 201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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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는 이유

이제 추분도 지나가고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다보니 평소에는 아침 식탁에만 함께 앉게 됩니다.

시장나갔다가 사 온 전어를 구워 아침에 올리니
"에잇! 아침부터 생선이야?"
"왜? 가을에 먹는다는 전어야."
"뼈가 많아서 싫어"
"전어뼈는 다 먹는거야 먹어봐."
가운데 뼈만 발라 아들 밥 위에 올려주었습니다.
그러자 녀석 한다는 말
"어? 맛있는데!"
"그래서 옛 어른들이 가을전어 가을전어 하는거야."

빈부귀천 돈을 따지지 않고 먹는 "바다의 깨소금"
전어의 맛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가던 며느리 돌아온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가을 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

가을전어가 왜 맛있을까? 궁금증을 풀어보았습니다.

전어의 방언 : 대전어, 역시리, 전어사리, 새갈치라 불립니다.




가을 전어는 우선 꼬랑지가 가을 독사가 노랗게 약이 차서 사람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바르르 떠는 것처럼 노랗게 푸들거리는 기름이 올라 있는데 이걸 그냥 비늘도 긁지 않고 굵은 소금 뿌려 한 시간 정도 놔뒀다가 저녁 아궁이 불에  석쇠 얹고 구워 놓으면 기름이 벅적거리면서 냄새가 울안에 진동을 했습니다.



1. 가을전어가 맛있다고 하는 이유는?

전어는 봄(3~6월)에 산란하여 가을이면 몸길이 20cm 정도로 자라는데 이 때가 1년 중 지방질이 가장 많아지며 뼈가 부드러워지고 고소한 맛이 강해집니다. 

전어는 겨울을 앞두고 월동 준비를 위해 몸에 기름을 비축하는 것으로,
가을 전어의 가식(可食)부위는 100g당 지방은 10.0g 입니다.
봄에는 지방이 3.0g. 가을이 봄보다 세 배 이상 더 많다고 합니다.(조영제, '생선회학').

지방은 그 자체로는 아무맛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방은 단맛, 감칠맛 등 다른 맛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 물고기건 고기건 지방이 많으면 맛이 더 진하고 깊게 느껴지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지방은 또 살코기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사철 나는 전어 중에서도 연중 지방이 가장 많다고 하는 '가을 전어'가 제일 맛있답니다. 가을 전어를 구울 때 몸통에서 뚝뚝 떨어지는 기름이 뿜어내는 연기야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소함 그 자체인 것이랍니다.




2. 집나간 며느리가 왜 돌아온다는 것이지?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서운 시집살이가 오죽했으면 도망갈 생각까지 했을까요. 이런 독한 마음을 먹은 며느리마저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가을 전어 굽는 냄새'의 위력은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런말이 생겨났을까?
그 과학적 실체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전어를 굽는 시간, 즉 고소한 냄새를 피우는 시간의 정도입니다. 지방은 살코기에 비해 열전도율이 낮습니다. 따라서 같은 전어라도 지방 함류량이 더 많은 것을 구울 때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그만큼 고소한 냄새도 더 오래, 더 많이 피워나게 되는 것이랍니다.





3. 버릴게 하나 없는 생선이다?

맛도 좋지만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부위가 없습니다. 뼈가 많아 싫다고 하지만, 바삭하게 구운 전어의 대가리를 꼭꼭 씹어 먹으면 고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머리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까지 있지 않습니까. 전어를 먹고 나면 입술이 기름으로 번질거립니다. 전어로도 젓갈을 만듭니다. 내장 중에서도 완두 콩 만한 밤만으로 담은 전어 밤젓은 별미를 넘어서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 속젓,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혹은 뒈미젓이라고 불립니다. 호남지방에선 전어 깍두기를 담가 먹기도 합니다. 



4. 전어의 이름, 그 재미있는 유래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서 파는데 귀천(귀족과 천민)이 모두 좋아했으며 사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5. 가장 좋은 약이 되는 사람은?

한방에서는 전어가 소변 기능을 돕고 위를 보하며 장을 깨끗하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특히 아침 기상 때 사지와 온 몸이 잘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되지 않는 50대 이후 장노년 층에게 가장 좋은 약이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6. 세고시란?

전어회를 세고시로 즐긴다면 생선회 매니아란 소리를 들을만 합니다. 일본말 중에는 작은 물고기를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3~5mm 정도의 두께로 뼈를 바르지 않고 뼈 채로 자르는 방법을 뜻하는 세고시란 말이 있습니다. 뼈가 약하게 씹히는 거친 맛이 일품입니다. 기름과 마늘을 두른 막장이나 파를 썰어 넣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 살과 함께 잔뼈가 입 속에서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지방질과 어우러져서 감칠맛 나는 고소한 회 맛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활어의 쫄깃쫄깃한 살맛을 일반 회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맛입니다. 이 말이 경상도 지방으로 건너와 세꼬시란 된 발음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전라도 지방에선 뼈 째 먹으므로 고소하다 하여 뼈꼬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어는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자기가 태어났던 연안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러기에 전어를 잡은 후에는 해수와 담수를 반반씩 섞은 수조에 넣어 보관하거나 수송하면 치사율이 그만큼 떨어집니다. 하지만 전어는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여도 하루 이상 살려 놓기가 쉽지 않은 어종입니다.


가을 전어의 고소함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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