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종교는 달라도 조상 위하는 마음은 최고!

by 홈쿡쌤 2011. 11. 15.
728x90
반응형

종교는 달라도 조상 위하는 마음은 최고!



휴일 아침, 아이 둘 도시락 2개씩 싸 주고 아침까지 챙겨 먹이고 혼자서 바쁜 걸음을 치고 나니 나른함이 밀려왔습니다.
"아휴! 힘들다."
"고생했어. 당신, 시골 안 갈래?"
"시골엔 왜요?"
"오늘 시제 지나잖아."
"그래? 그럼 따라갈게. 집에 있으면 잠잘 것 같아서."
따뜻한 햇살과 바름을 가르며 남편과 함께 시골로 향하였습니다.

시골에는 텅 빈 집이 많고 나이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뿐입니다.
해마다 묘제를 지내곤 했는데 몇 해 전부터 제실을 지어 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집안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부엌에는 종부인 며느리 두 분이 일을 하고 있어 함께 도와드렸습니다.
상차림은 아주 간단하게 했지만, 신경 쓸 일이 한둘이 아니니 말입니다.







▶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 까마중
어릴 때 참 많이 따 먹곤 했습니다.



▶ 도둑놈(표준어는 잘 모르겠음)



▶ 씀바퀴




▶ 개망초



▶ 강아지풀




▶ 꽂감 말리는 모습입니다.




▶ 상차림을 하고 시제를 준비합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니 어릴 때가 생각났습니다.
먹거리 없어 평소 먹을 수 없었던 떡 한 조각 얻어먹기 위해 십리 길을 걸어 산소까지 따라다니곤 했습니다. 제를 지내고 어린아이들에게 먼저 나눠주는 그 떡 한 조각이 어떻게나 맛있던지...
요즘에야 지천으로 늘린 게 먹거리였지만, 우리가 자란 60년대에는 가난의 연속이었으니...
참 까마득한 이야기입니다. 떡도 잘 먹지 않는 요즘 아이들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 정성을 기울여 절을 올립니다.


▶ 절을 올리지 않고 서 있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내 눈에 들어온 한 분이 계셨습니다.
다들 조상에게 엎드려 예를 올리는데 한 분은 서 계셨으니 말입니다.

상차림은 간단해졌지만 50여 명의 점심을 차려내고 뒷설거지가 문제였습니다.
부엌에 서서 그 많은 그릇을 빠르게 씻어내었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몸이 천근만근이 되어버렸습니다.
남편은 산소까지 따라가 묘제를 지내러 가고 나서 혼자 차 안에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남편이 깨웠습니다.
"많이 피곤하나 보네."
"아니야."
"아! 아까 보니 다들 절을 하던데 혼자 묵념하시는 분 있잖아!"
"응. 교회 나가는 동생이야."
"그랬구나."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골 어른들의 눈이 곱게만 보일 리 없는데도 참석하여 예를 올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참 대단한 분 같아.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이."
"해마다 안 빠지고 참석해."

집안에 종교가 달라 다툼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친정만 해도 오랫동안 절에 나가시던 엄마가 마음을 돌려 교회에 나가시며
"한 집에 두 종교는 안 돼! 나 하나 바꾸면 온 집안이 편안할 텐데"하셨습니다.
모두 자식 잘 되라고 하는 일인데 하시며 단호한 결정을 내리신 엄마입니다.
종교 때문에 제사를 지내니 못 지내느니 하며 형제간의 다툼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조상 섬겨서 안 좋은 일은 절대 없어'
'조상한테 잘 하면 자식이 잘돼!'
우리가 늘 하는 말입니다.

묵념을 올리는 분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나 또한 흐뭇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글이 마음에 들면 추천 한방!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 해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54

  • 이전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