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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가시방석처럼 여기고 있는 내 자리가 바로 꽃자리?

by 홈쿡쌤 2011.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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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방석처럼 여기고 있는 내 자리가 바로 꽃자리?



며칠 전, 교육이 있어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강사님은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한상덕 교수님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키가 작아서 미안합니다."
"목소리가 가늘어서 미안합니다."
강의실은 모두 폭소로 가득 찼습니다.

"여러분은 하동 화계장터 하면 무엇이 생각납니까?"
"조영남!~~~~~"
"아! 이제 이 한상덕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교수님은 아주 아담한 키에 여자 같은 가느다란 목소리로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 한상덕 교수님



1. 교수님의 삶은?

경남 하동 출신인 교수님은 6남매의 큰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 시절에는 가난이 죄였던 시절이었기에 진학은 생각도 못하고 있을 때 담임선생님이 공납금이 들지 않는 대구 00공고에 입학을 했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54세의 나이에 경상대 중어 중문학과 조교수가 되었고 5년이 지나는 60세 가까이 되어서야 교수가 된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흰머리는 감출 수 있어도 이마의 주름은 감출 수 없고,
뱃살은 옷으로 가릴 수 있어도 기력은 감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교수님은 희끗희끗한 머리는 염색을 하지 않기에 1958년생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가방 들고 이 학교 저 학교 강사 시절을 힘겹다 여기지 않고 보내왔기에
지금 교수님의 자리까지 왔다는 것입니다.





2. 인생은 새옹지마?

옛날 중국 북방 국경 근처에 점을 잘 치는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가 기르는 말이 갑자기 도망쳐 오랑캐들이 사는 국경 너머로 가버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이 일이 무슨 복이 될는지는 알 수 없소." 라며 조금도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몇 달 후 도망갔던 말이 오랑캐 땅에서 좋은 말을 한 필 데리고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이 일이 무슨 화가 될는지 알 수 없소." 하고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타기를 좋아하던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인은 "이 일이 혹시 복이 될는지 누가 알겠소." 했습니다. 그 뒤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젊은이들이 모두 전쟁터에 나가 전사했는데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불편해서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비가 오는 날 있으면 눈이 오는 날도 있다기에 어려움도 실망하지 말아야겠습니다.





3. 교수님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인순이의 거위의 꿈이었습니다. 인순이의 피부색깔과 머리만 봐도 우리나라에서는 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당당한 삶은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때문입니다.


날개짓하며 하늘을 훨훨 나는 거위의 꿈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도 남는 노래입니다.
교수님의 노래 한 자락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4. 하동 오일장에 나타난 원숭이가 교수님?



경남 하동 오일장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원숭이 분장을 한 사람이 나타나자 하동시장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털을 뒤덮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영락없는 원숭입니다. “하동군 경제정책담당이 제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그 친구가 전통시장을 부활시킬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걸 보고 문화공연을 제안하게 된 거죠.”

원숭이로 분장한 교수님은 지난 8월부터 하동 시장 장터에서 인간 원숭이라는 광대 노릇을 해오고 있습니다.  “하동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직접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하시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자 재능기부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 교수님이 공연하시는 모습




5. 교수님이 좋아하는 시는?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 구상의 꽃자리 -



현실에 만족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가시방석처럼 여기고 있는 자리가 바로 꽃자리입니다.
불평불만이 가득하면 행복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선망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대우, 환경, 여건 따지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시선이 높으면 스스로 불행함을 느끼게 되고,
시선을 조금 내리깐다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 되는지 모릅니다.


중국의 주자청이 22살에 쓴 총총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인 줄 잘 알면서도 잊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지금"이란 놈은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세월을 핑계대어 도망가 버린다는 중국시인 주자청의 가는 세월의 빠름을 "총총"으로 표현한 시입니다.
    

"마치 바늘 끝의 한 방울 물이 큰 바다에 뚝 떨어진 것과 같이"
라는 글귀가 잘난 사람, 못난 사람들이 모여 만수산 더렁 칡처럼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 세상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인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태어나면서 우리 각자의 몫만큼 주어진 시간, 하늘이 부르는 그날까지 소중하고 보람되게 사용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교수님의 부부생활은?

교수님은 8살 어린 후배와 결혼을 하셨습니다.
첫 부부 싸움은 복권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1억 원에 당첨된다면 키워주신 친정 부모님 7천만 원 드리고 싶다."
"아니, 시골에 계신 시부모, 5명의 동생도 있는데!"
당첨되지도 않은 복권으로 싸움을 한 후 결국 아내가 집을 나가고 말았습니다.
결국, 4시간 만에 아내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다툼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시작된다고 하시며 부부싸움에 대한 철칙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 무슨 일이든 싸우지 말자.
㉡ 싸운다면 싸운 것만 이야기하자.
    사람은 자기중심적이기에 싸우게 됩니다. 2~3년 된 것까지 꺼내지 말라.
㉢ 싸움은 오늘로 종료하고 내일까지 가지 말자.
㉣ 이불을 따로 덮어도 각 방은 쓰지 말라.
등을 지고 자도 함께 자고 따라가서 자자.
㉤ 잠들기 전에 손을 잡고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자자.

夫(지아비 부) 글자는 天(하늘 천)에 점이 하나 더 올라가 있습니다.
하늘보다 높은 남편
막 결혼한 신혼부부가 있었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큰절을 올리더랍니다.
"왜 큰절을 올립니까?"
"하늘보다 높은 남편이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감명을 받아 남편도 맞절을 했다고 합니다.

아내가 존경해야 밖에 나가서도 존중받는 법이고,
가진 것은 없어도 부부가 행복하면
직장에서도 행복의 밑천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강의를 마치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당신이 가진 신체적인 결함 극복해 가며
무슨 일이든 열심히 최선의 힘을 기울이고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내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어 버린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막 꿈을 키우는 청소년에게 좋은 강의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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