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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경찰서까지 갔다 온 경비 아저씨의 동물 학대

by 홈쿡쌤 2012.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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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까지 갔다 온 경비 아저씨의 동물 학대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조금씩 내리는 아침 출근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몇 발자국 가지 않아 고양이 두 마리를 보고 앉은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새끼 고양이인가 봐요."
"어휴! 불쌍해서 어떻해."
벌써 멸치 몇 마리를 가지고 와 먹이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버렸는지.
엄마가 도망을 갔는지.
학교 담벼락 모래 덩이에 둘이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가 세상 밖으로 처음 나왔나 봅니다.

멸치를 자그맣게 찢어 입에 갖다대 주니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맛있게 먹습니다.
아주머니가 종이 박스에 고양이를 넣어두는 걸 보고 바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점심시간쯤 되니 경찰차가 학교로 들어오고 분위기가 어수선했습니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동물 학대라고 학생이 신고를 했어요."
"동물 학대?"
"경비 아저씨가 고양이를 죽였다고 합니다."
"네?"

아침에 잠시 가지고 놀았던 고양이였습니다.
가만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쁜 어른이었습니다.
안전하고 모셔 둔 고양이를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가 고양이만 땅바닥에 남기고 박스를 가져가 버렸고, 그 뒤 용역회사 경비 아저씨가 '이런 고양이는 그냥 두면 안 돼!' 라고 하시며 하수구에 던졌는데 10분 후에 건져보니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어 땅에 묻어 주었다고 합니다.

수업 시간에 화장실에 잠시 볼일을 보러 나왔던 학생 하나가 고양이를 하수구로 던지는 모습을 보고 경찰서에 신고를 해 버렸던 것.


학생도, 경비 아저씨도 경찰서에 가서 진술하고 왔다고 합니다.
아저씨는 학교 주변에 워낙 유기 동물이 많아 골치라고 하시며 구석구석 다니며 똥을 싸고 쓰레기봉투를 찢어 어수선하게 해 놓고 잔디밭에 싸 놓은 분비물로 혹시 쯔쯔가무시병이나 걸리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되레 큰소리를 칩니다.
"아저씨! 그래도 그건 너무 했습니다. 키울 사람 있으면 주면 되잖아요."
"누가 키우려고 하긴 하고?"
"그래도 찾아보면 있어요."
그 소동이 일어나고 난 뒤 살아남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는 마음씨 고운 할머니의 품에 안겨 따라 갔다고 합니다.
"것 봐요. 키울 사람 있잖아요."
"오늘 아저씨 잘못 하신 겁니다. 벌금 내고 잡혀가면 어쩔 뻔했어요?"
동물 학대를 하면 1천만 원의 벌금과 1년 이하의 징역이라고 합니다.
"내가 뭔 돈이나 있고? 잡아가라 그래."
"...................."

나중에 속사정을 알고 보니 경계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인지 고양이를 옮기려고 잡으니 아저씨의 손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응급 결에 던졌는데 하수구에 빠져버렸나 봅니다. 건져주고 싶은 마음이 없어 무심하게 그냥 놔둔 탓이었습니다.


학생이 처벌을 원하지 않아 아니 담임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억지로 나온 줄도 모르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경찰서에 다녀왔어도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른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합니다.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살아있는 고양이를 죽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행동이었습니다. 아무리 귀찮고 불편한 존재라 하더라도 생명의 소중함은 알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키우지 못할 동물을 함부로 버리고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동때문에 학대받는 동물입니다.

야옹야옹,
야옹야옹,
아직도 귓전에 맴도는 울음소리입니다.

세상을 떠난 새끼 고양이의 명복을,

할머니를 따라간 검은 고양이의 건강을 빌어보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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