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아도 건강하게 살다 가고 싶다.
이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희망 사항입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그것 또한 맘처럼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옛날과는 달리 부모들은 이제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지내려면 건강이 최고일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전국의 베이비 부머 3,027명을 대상으로 '중년층의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를 조사한 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뉴스에서도 50대인 베이비붐 세대의 90%는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부끼리 사는 게 가장 맘 편하고 좋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처럼 베이비붐 세대에게 물었더니 10명 중 9명이 노후에 자녀와 함께 살 필요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베이비 부머의 93.2%가 노후를 '부부끼리, 혹은 혼자 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들, 딸과 살고 싶다는 응답은 각 2.9%, 0.7%에 그쳤고, 형편이 되는 자녀와 살고 싶다는 응답도 2.5%에 불과했습니다. 이같이 자녀들과 살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6.1%에 그쳐 전통적인 자녀의 노후 부양은 사실상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노후 생활에 있어 자녀보다 배우자와의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노후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하는 관계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절대다수인 78.4%가 '배우자'를 꼽았고, 자녀(10.4%), 친구(7.2%), 형제·자매(3.7%) 등으로 가족생활에서 부부단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노후는 본인이 준비하고 계획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들도 자녀와 같이 살고 싶어하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노후 수발로 요양시설(36.1%)을 가장 선호했고, 이어 배우자(28.9%), 요양병원(21.1%), 재가서비스(10%) 등의 순이었습니다. 아들·며느리(2.7%), 딸·사위(1.1%)를 희망한 경우는 3% 이내였습니다.
같이 살면 서로가 피곤하고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나이 든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는 전통적인 생각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노후 수발이 필요한 상황에도 가족이 아닌 요양시설을 찾겠다는 응답이 많았고, 아들이나 딸에게 노후 수발을 원하는 응답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2년 전, 시골에서 혼자 살고 계시던 시어머님에게 '치매'가 찾아왔습니다.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며느리도 집에 있지 않고 모두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보살필 여력이 되지 않아 어려운 결단을 하게 되었고
할 수 없이 가족회의를 한 끝에 요양원으로 모셨습니다.
처음에는 적응하시지 못해 면회만 가면
'나 좀 집에 데리고 가자.' 하시는 바람에 남편은 찾아뵙는 것조차 힘들어했습니다.
이제 2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곁에 있는 친구와 잘 어울리시며 지내고 계십니다.
다행스럽게 막내아들 집에서 5분 거리로 대학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이라 믿음이 갑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심심하지 않게 노인을 돌보는 모습 홈페이지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어? 오늘은 사군자 그리셨네.'
'오늘은 건강 체조를 하셨네.'
'햇살에 산책도 하셨구나.'
하루하루의 일과를 사진을 찍어 올려놓으면 댓글도 달아가며 어머님의 근황을 살피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을 보며 시어머님의 근황을 살핍니다.
그런데, 자유게시판에 올려진 글 하나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놓고 쓴 애틋한 편지였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나의 기도 소리가 들리는지요.
주님께서 당신과 나의 기도를 분명 들어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 약속하였습니다.
당신 턱관절이 부드러워지고, 당신이 비틀거리면서 움직일 수 있으면
오직 간증과 전도에만 전념하며 주님을 찬양하며 남은 생애를 헌신하겠다고
이 약속 당신 지킬 수 있겠지요. 아니 지켜야 하는 약속입니다.
당신 마음은 늘 불안에 떨고 있지요.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시면 절대 아니 됩니다.
당신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마음 알면서도 지금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내가 미워집니다.
당신과 나는 5분 거리에 같은 김해 땅에 있지만 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드는지 요양원에 있는 동안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셔야 합니다.
아파도 참고 고통이 있어도 또 참으면서 인내하면서 운동하셔야 합니다.
당신 아들 딸 정말 잘 길러 놓으셨어요. 철없는 아들인 줄 알았는데 엄마를 볼 때마다 아들은 숨어서 눈물 흘리는 것 당신 알고 있는지요?
아들은 당신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모두가 당신이 회복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기도 소리 당신 듣고 있겠지요. 열심히 재활운동 하고 회복하여 당신 자리로 오셔야지요. 당신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날을 손 모아 기다리면서 기도합니다.
깊은 밤 잠자리에 들 때면 여보~ 하고 당신이 올 것만 같은 생각에 현관 앞 전등불을 밤새 켜놓고 있답니다.
아주 오래전에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 중에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은 나랑 살고 싶다고 나는 당신에게 그때는 나를 좀 놓아 달라고 한 말 취소 할께요.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을 낳고 살아야지요. 잠시 당신과 떨어져 있는 게 이렇게 힘이 드는데 당신이 없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분명 우리를 구원해 주실 것을 믿으며 이제는 눈물을 보이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밝은 미소로 늘 기도 합시다.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지켜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왜 이렇게 크나큰 고통을 우리 가족에게 안겨 주시는지요.
아버지 하나님 이렇게 절규합니다.
목놓아 울부짖고 싶어도 남자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고 한 가정에 가장이기 때문에 더더욱 참고 이겨내야 하는지요.
깊은 밤 이부자리에서 흐느끼며 몸부림을 치다 보면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그 밝음에 간밤의 내 모습은 감추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일터로 향하고 아무것도 손에 잡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면서 보내는 하루 일과를 하나님 잘 알고 계시잖아요.
언제까지 이렇게 절규하며 몸부림치는 날을 되풀이하여야 하는지요.
지켜 주옵소서
사랑하는 아내 나경이를 지켜 주옵소서
지금보다 더 악화되지않게 지켜주시고
내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지켜 주옵소서
우리 가정에 밝은 빛이 들 수 있게 주여 은혜 베풀어 주옵소서.
단숨에 읽어내리면서 왜 이렇게 가슴이 아려오는지요.
아내를 요양원에 보내놓고 절절하게 묻어나는 그리움으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이런 애틋한 사랑을 하며 사는 게 부부이구나.'하고 말입니다.
하루빨리 건강 회복하셔서 다복한 가정 만들어가시길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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