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라는 소리만 했던 참 무심한 엄마
며칠 전, 무뚝뚝한 아들 녀석이
"엄마! 나 동아리 발표회 때 노래해!"
"엥? 왜 노래를 해? 노래 동아리도 아닌데."
"그냥 선생님이 나보고 하래."
"그래? 언제야? 가 봐야지."
"내일."
"알았어. 아빠랑 잠시 다녀오지 뭐."
사진이나 찍어 줄까 하여 갔더니
학부모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학생과 선생님들의 잔치였습니다.
축제처럼 먹거리도 팔고,
노래도 부르고,
공부만 하는 아이들을 위해 신 나게 하루 즐길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동아리 발표회는 시작했고,
공연할 시간을 메신저로 알려주어 맞춰갔습니다.
아들 이름이 불리우고, 무대위로 오릅니다.
분위기를 한껏 잡고 노래를 시작합니다.
▶ 플레이어를 누른후 마우스를 움직여 부분만 들어셔도 됩니다.
"우와!"
"우리 아들이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 줄 몰랐어."
사실, 가족이 함께 노래방을 간 적이 없기 때문에
노래 실력을 몰랐던 것입니다.
유치원 시절, 처음 무대 위에 올랐을 때
다른 아이들은 춤을 추며 귀여움을 보여주는데
녀석은 가만히 서 있다 내려왔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엄마보다 키를 훌쩍 넘겼고,
턱 벌어진 어깨,
조리 있게 말도 잘하고,
부부싸움을 하면 중간 역할도 해주는 건장한 아들로 자라나 있었습니다.
"엄마! 수능 치고나서 기타 사 주면 안 될까?"
"갑자기 기타는 왜?"
"기타 배우고 싶어서."
"그래. 사 줄게. 공부나 열심히 해!"
약속은 했는데 참 무심한 엄마였습니다.
공부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 공부만 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낭만적인 여유 누리며 살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저 아들 때문에 팔불출이 되고 고슴도치 엄마가 되어버렸답니다.
가슴 가득 차오르는 그 무엇
정말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가족 모두....노래방 한 번 다녀와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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