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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험난한 세상살이를 경험한 딸아이의 첫 알바

by *저녁노을* 201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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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세상살이를 경험한 딸아이의 첫 알바 





서른셋에 결혼을 하여 얻은 첫딸입니다.
고3인 딸아이는 요즘 학교도 나가지 않습니다.
나름 계획을 세워 시간활용을 잘하라고 아빠는 잔소리입니다.
"엄마! 지금 좀 놀면 안 돼?"
"아빠가 TV만 보고 있으니 하는 말이지."
"엄마는 내가 뭐 할 것 안 할 것 못 가릴까 봐?"
"그러게 말이야."
"엄마! 나 알바 해도 돼? 아빠는 못하게 하는데."
"괜찮아. 적당한 자리 있으면 해 봐."
학부모 동의서를 가져와 확인해 달라고 합니다.
"약국에도 알바 해?"
"그럼. 약사님 혼자 못하잖아."
"그렇구나."







이튿날 10시부터 5시까지 실습을 하고 왔습니다.
"딸! 어땠어?"
"엄마! 약사님 너무 힘들 것 같더라."
"왜?"
딸아이는 몇 시간 알바를 하고 온 것을 풀어놓습니다.

약사님, 약사 보조, 둘이서 평소에는 몰려드는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월요일은 손님이 너무 많이 알바를 구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을 보고 딸아이가 찾아갔다는 것.

약사님은 딸아이를 보고
"내일 10시까지 올 수 있어?"
"네."
딸아이는 약사님이 주시는 약을 옆에서 함께 아침, 점심, 저녁 표시된 되로 넣는 걸 도왔다고 합니다. 하루 이틀 정도면 약사님 혼자 해도 되지만 지병을 앓는 분들은 3달 약을 한꺼번에 타 가기 때문에 일손이 모자라 알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손님이 들어오면 일어나 먼저 인사하고,
손님이 두고 간 음료수병 쓰레기통에 넣고,
시키지 않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합니다.
녀석! 가르치지 않았는데 알아서 했나 봅니다.
왜 밖에서 귀염받는 건 모두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잠시 후, 술에 취한 듯한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와 처방전을 주기에 받아서 컴퓨터 입력을 하기 위해
"손님!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전화번호를 왜?"
"손님이 처음 오셨기 때문에 등록해 두려구요."
"필요 없어. 처방전 이리 내!"
옆에서 보고 있던 약사님이 달려와 얼른 처방전을 돌려드렸다고 합니다.
"뭐 이런 곳이 있어? 약국이 여기밖에 없어?"
"....................."

사실, 엄마의 희망은 우리 딸이 약사가 되어주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엄마! 약사님 불쌍해."
어렵게 공부했는데 의사선생님이 주는 처방전으로 약을 지어주는 일은 아주 단순작업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자격증 없이 약을 팔순 없잖아."
"그렇긴 해도...너무 갑갑할 것 같아."
단 하루 하고 온 경험치고는 가슴에 남는 게 많은가 봅니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야. 남의 돈 버는 게 쉬운 일 아니거든."
"친구들이 그러는데 고깃집도 엄청 힘들다고 하더라."
"그럼. 힘들지. 별스러운 사람 다 오는 곳인데."
"암튼. 내일 연락 준다고 했어."
그리고 알바 실습비 2만 원을 받아왔습니다.

처음으로 알바를 하고 번 돈입니다.

"그 돈 뭐할 꺼야?"
"그건 비밀"
아마 지갑 속에 곱게 펴 넣어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대학 시절 첫 알바로 번 돈 곱게 간직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모았다가 빨간 내복이라도 사 주려나? ㅋㅋ



어제는 약국에서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일단 다음주는 9시 30분에 오세요.'
"엄마! 나 월요일 알바 시작해!"
"축하한다. 우리 딸!"
세상을 많이 배우고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녹록지 않은 세상살이이니 말입니다.


융합교육으로 복수전공을 해 약사 자격증도 따 줬음 하는 은근한 욕심도 부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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