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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믿음 깨지게 한 ' 겉과 속이 다른 수박'

by 홈쿡쌤 2008.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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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깨지게 한 ' 겉과 속이 다른 수박'

맛있는 수박이 제철인 한여름입니다. 무더위 속에 열심히 일하고 얼음 동동 띄워 먹는 수박화채는 생각만 해도 시원하게 만들어 줍니다.

며칠 전, 계속되는 연수로 인해 가족들의 끼니는 별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으니 딸아이가 아빠에게 수박을 사오라는 전화를 했나 봅니다. 마침 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는데 바람 한 점 없는 화물차에 뙤약볕에 부부가 서서 수박을 팔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더운데 나라도 하나 팔아줄까?’ 싶은 마음에 차에서 내리니 아주머니가
“한번 잡숴보세요.”하며 전해주는 수박조각을 입에 넣으니 너무 달콤하더란 것입니다.
“하나 주세요.” 아무 생각 없이 아주머니가 전해주는 수박을 들고 집으로 왔다고 합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편의 손에 들린 수박은 제법 컸습니다.
“와~ 무슨 수박이 이렇게 커?”
“맛있다고 샀는데 맛이 어떨지 모르겠네."
“요즘 휴가철이라 수박도 비싸죠?”
“응. 13,000원줬어”
수박을 받아들고 습관처럼 톡톡 두드려보니 너무 둔탁한 소리를 내기에
“와~ 껍질 억수로 두껍겠다.”
“그래? 난 그냥 아주머니가 주는 것 받아왔는데...”
칼을 들고 수박을 썰어보니 가운데가 텅 비어있는 게 아닌가!
“우 씨~ 뭐가 이래?”
정말 텅 비어 있는 건 둘째 치고, 농한 부분도 많고 껍질 또한 너무 두터웠습니다. 그러더니 남편은
“와~ 수박은 길거리표 안 되겠다. 마트에서 사야지...”
괜히 쑥스러운지 혼자 궁시렁 궁시렁 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마트에서 산 물건은 영수증만 있으면 바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길거리표는 지나가고 나면 그만이니 말입니다.


사실, 남편의 고추친구들은 고향에서 딸기농사를 하고 난 뒤, 수박을 심어 하우스 통 째 상인에게 넘겨버린다고 합니다. 그 때 수박을 잘 고르는 그 분들이 남기고 간 수박을 따 보면 십중팔구 겉은 멀쩡한데 안은 텅 빈 수박이라는 것입니다. 상품가치가 하나도 없는 것을 팔고 있었던....

허긴, 겉모습과 속이 다른 건 어디 수박뿐이겠는가?우리 역시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겉모습만 보고 사야하는 수박인데 ....땀 흘리고 서 있는 사람 돕고 싶어 믿고 샀는데 물건이 안 좋으니 남편은 적잖은 배신감으로 다가왔나 봅니다.
“좋은 경험했다.”
“돕고 싶은 마음 보여줬으니 됐어요.”

비록 맛있는 수박은 먹지 못했지만 그분 역시 모르고 팔았을 것이라는 쪽으로 생각을 돌려버리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수박을 고를 때 두드려 봅니다. 맑은 소리가 나면 잘 익었다고 믿고 둔탁한 소리를 내면 껍질이 두껍거나 잘 익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

1. 소리로 구분하는 법
의성어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있지만, 대체로 재대로 익지 않은 미숙과는 두드리면 ‘캉캉’ 거리는 금속음이 나고 제대로 익은 성숙과는 ‘퉁퉁’정도의 탁한 소리가 납니다.

크기에 따라 소리가 틀리긴 하지만, 맑은 소리보다 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 성숙과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여태 맑은 소리만 좋은 줄 알고 지내왔는데 내겐 상식을 깨는 말이었습니다.


2. 수박의 외모를 통해 구분하는 법
사람으로 치면 어깨가 떡벌어진 수박을 고르는 것이 현명합니다. 수박은 성숙할수록 꼭지를 위로 해 세워놓았을 때 사람의 어깨 정도 부위가 넓어지는 역삼각형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표면은 윤기가 나고 호피 무늬 역시 선명한 것이 맛있습니다.


3. 수박꼭지에 붙어 있는 덩굴손이 지나치게 말라비틀어진 것은 수확시기가 오래된 것으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올바른 보관법
여름철 상온인 25℃에서 먹으면 아삭거림이 좋지 않고 보관 온도가 내려갈수록 아삭거림은 좋아지지만 0℃에 이르면 오히려 과육이 딱딱해져 씹는 것이 부담스러워지므로 수박은 잠시 냉장고에 보관한 8~10℃의 온도에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도움말 농촌진흥청>


옛날에는 칼로 삼각형으로 기술좋게 잘라 맛을 보고 사곤 했었는데 그 모습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 모두가 기술적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맛 볼 필요가 없어서 그럴까요? 그 만큼  믿는다는 말이라 여겨집니다.

오늘도 아파트 주위를 돌며 "맛 있는 수박이 왔어요."하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들다 해도 사람간의 믿음은 살아있었음 하는 맘 간절해 집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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