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08. 8. 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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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잡고 잔 "연애 시절 이야기"
 

  오늘은 더위의 후반이라고 할 수 있는 말복입니다. 남부지방에는 연일 폭염으로 열대야가 있어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곤 합니다. 우연히 블로그 뉴스 이슈트랙백으로 걸린 글 중에
연애시절 손만 잡고 잔 첫날밤이란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593293  글을 읽고 가까이 지내던 지인의 이야기가 생각나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건 1990년 쯤 됩니다. 발령을 받은 지 5년 정도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멀리 출퇴근을 하면서 카풀로 함께 3년을 같이 다니면서 정도 많이 든 선생님이었습니다.

  그 때 제나이 스물일곱,  여선생님은 우연히 제게 맞선을 주선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인연이 아니었는지 양쪽 다 별 반응 없어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남편과 연애하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인연은 따로 있으며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고 하시며....

여선생님은 아들 속에서 자란 고명딸이었습니다. 자기에게 삼류 연애소설같은 일이 있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한참 연애를 하고 있던 때, 배를 타고 통영 연화도를 놀러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들어갈 때에는 아무런 일 없이 잘 타고 갔는데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로 인해 배가 뜨지 못하자 할 수 없이 밤을 새우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발이 묶이는 바람에 겨우 방 하나를 잡을 수 있었고, 둘이 한방을 사용하게 되자 겁부터 덜컥 나고 머릿속은 하얗게 텅 빈 것 같아 걱정만 하다 번쩍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살짝 일어나 화장실로 가 가방 속에 넣고 다니던 옷핀으로 팬티와 런닝을 빙 둘러가며 전체를 기웠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방으로 돌아와 눕지도 못하고 앉아서 잠을 청했습니다. 청춘의 피가 끓는 젊음을 가진 청년이 애인을 두고 그냥 넘어갈 수 있었겠습니다. 하늘이 주신 기회로 삼고 손을 더듬으니 세상에나 옷핀으로 허리둘레를 다 꽂고 앉아 있었으니 놀래지 않을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그걸 본 청년은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손만 잡고 잠을 청하더란 것이었습니다.

그 이튿날 날이 맑아 집으로 돌아오면서 청년이 하는 말
"00씨~ 정말 그러실 줄을 몰랐습니다. 저와 결혼 해 주시겠습니까?" 하더랍니다.
"............."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자
"아니, 왜 우십니까?"
"제가 더 고맙습니다."
여선생님은 억지로 몸을 탐하려 하지 않고, 감정 억누르며 참아 준 그 청년이 더 고마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그런 방법까지 써 가며 지키고 싶은 그 마음이라면 평생을 함께 해도 좋을 사람이란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입니다. 여선생님 역시 그 정도라면 믿을만한 사람이었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바로 결혼을 해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부부가 되었답니다.
가끔 한 번씩 만나면 부럽기까지 한 다정한 부부입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 쉽게 여기고, 연애 따로, 결혼 따로 만난다는 요즘 청년과는 너무 다른 생각을 가진 분 같습니다. 물론, 세월이 많이 흘렀고 연애, 결혼관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보수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모를 일입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여러분의 의견들이 궁금합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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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08.08.05 19:08 [ ADDR : EDIT/ DEL : REPLY ]
  2. skybluee

    옷핀으로?
    와~ 대단합니다.
    좋은인연으로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빕니다.

    2008.08.05 19:16 [ ADDR : EDIT/ DEL : REPLY ]
  3. 에이 설마^^
    날 더운데 갑자기 더 더워집니다^^

    2008.08.05 19: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Barnabas

    이 시대와 장래 세대 모든 남녀가 본받아야 할 일입니다.
    너무 멋있는 두 분을 한 번 뵙고 싶은 심정입니다.
    오래 장수하시고 젊은이들을 위한 특강을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자자 손손들이
    이런 분들을 닮은 사람들을 만나 결혼하는 행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08.06 01:03 [ ADDR : EDIT/ DEL : REPLY ]
  5. 좋네요

    여자가 발랑 까진것도 아니고 저런 정도로

    나오는데 억지로 하는 남자가 웃긴거임 ㅋㅋㅋ

    꼭 이런글 보고선 가식이네 남자가 고자네 하는 병신들 있는데


    지킬려는 여자와 지켜주려는 남자는 아름다운겁니다

    니들 몸 더러워졌다고 남들몸까지 더럽게 만들지마세여


    요즘 뭐 정절지키는 여자나 남자는 다 병신으로 매도하는 세상이던데

    니들 망했으니 같이망하자 하는 심보는 보기 안좋습니다

    2008.08.06 08:13 [ ADDR : EDIT/ DEL : REPLY ]
  6. 구름꽃

    와..정말 대단하심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입니다.

    2008.08.06 08:48 [ ADDR : EDIT/ DEL : REPLY ]
  7. 요즘은 저런 청년이 있을까 싶어요..
    요즘은 하룻밤에 사랑하고 담날 헤어지고.. - -;;

    2008.08.06 09: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비밀댓글입니다

    2008.09.06 13:21 [ ADDR : EDIT/ DEL : REPLY ]
  9. 스노우볼

    아무리 사귀는 사이라도 밀폐된 공간에 단둘이 있다해도
    여자가 싫어하면 쉽게 하지 못하지 않나요?
    그럼 성폭행이죠....
    저도 그냥 손만 잡고 잔적 많은데
    여친이 싫어하니까....

    2008.09.06 14:06 [ ADDR : EDIT/ DEL : REPLY ]
  10. 로맨

    저도 80년대 말쯤 첫사랑하고 강릉에 놀러갔었는데, 청량리역에서 밤 11시 45분이 막차가 있어서 서울로 올라가는 차도 당연히 그시간까지 있는줄알고, 놀다가 10시쯤 강릉역에 갔는데 막차가 9시대쯤있어서 기차를 놓치는 바람에 어쩔수없이 여관이란곳을 난생처름으로 가보게 된일이 있었죠.
    그당시 첫키스도 못해본 상황이라 여관에서 정말 여친 침대에 누이고 난 바닥에서 잤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렇게 순진했는지, 아마도 그때 여친이 이거 완전 바보아냐 했을지도,,,

    2008.09.06 21:20 [ ADDR : EDIT/ DEL : REPLY ]
    • 마님

      80년대 첫사랑과 부산가서 손만잡고 잤어여 ㅋㅋ.
      그래서 믿음이 갔나..지금은 결혼해서 알콩달콩 하게도 때론 격하게 싸우기도 ...옛생각이 나서 잠깐~~~

      2008.09.08 15:30 [ ADDR : EDIT/ DEL ]
  11. 돼거든

    2008.10.16 20:41 [ ADDR : EDIT/ DEL : REPLY ]
  12. 비밀댓글입니다

    2008.10.16 20:43 [ ADDR : EDIT/ DEL : REPLY ]
  13. Dr.Heaven

    어느 세대든 그 전 세대보다 성이나 유흥문화에 대해 보수적일 수가 있을까요?

    소크라테스도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너무 없다'라고 했다 하니까요.

    그러나 사회 전반의 오픈된 분위기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것이지 본질은 아닙니다.

    저도 남자고 남동생도 있고 주위 친구들을 보면 그런 녀석들은 그런 거고, 또 안그런

    녀석들은 안그런거고 반반정도 랄까요?

    개인의 성격과 선택일 뿐 그런 녀석들이 속물인것도 아니고 안그런 녀석들이 병신인것도 아니죠 ㅎㅎ

    2008.12.09 15:56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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