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비오는 날은 왜 밀가루 음식이 당길까?

by 홈쿡쌤 2008. 9. 24.
728x90
반응형
 

오늘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립니다. 남부지방에는 밭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라 정말 오랜만에 내리는 단비입니다. 며칠 전, 사촌조카의 결혼식에 갔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만났습니다.

“우와! 정말 시원하게 내린다.”

“여보! 우리 비도 오는데 데이트나 할까?”
“어디 분위기 좋은데 있나? 비도 오는데 수제비 먹고 싶다.”
“그래? 그럼 내가 근사한데 데리고 가지.”

차를 몰고 빗속을 헤치며 달려간 곳은 진양호 근처 조용한 찻집이었습니다.

어둑어둑 어둠이 내려앉는 초저녁, 나란히 손을 잡고 데이트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당신은 여기 누구랑 왔어?”
“응. 친구들이랑 왔지. 얼마 전에...”

"분위기 너무 좋다."
"당신한테 딱 어울릴 것 같아서 한번 데려오고 싶었어."
"고마워~~"
흘러나오는 노래도 386세대에 맞게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흐르고 황토와 나무, 옛날 어릴 적보고 자랐던 것들로 가득해 꼭 뒷걸음치는 추억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아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 항아리에 담아주는 수제비
         몇 가지 안 되는 정갈한 반찬으로 제 입맛에는 제격이었습니다.
         한 그릇에 6,000원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분위기로 먹고 나니 그저 행복할 뿐이었습니다.




                           ▶ 어릴 때 보고 자랐던 호롱불과 농기구로 추억속으로 빠져들기에 좋은 분위기를 더 해 주었습니다. 



        ▶ 비로 흠뻑 젖은 진양호는 안개속에 빠져버렸습니다.

 

 

비 오는 날엔 왜 수제비나 칼국수 등 밀가루 음식이 먹고 싶은 걸까요?
그것은 밀가루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비타민 B 때문입니다. 단백질의 주성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 B는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을 구성하는 물질인데 세로토닌은 우울증과 연관된 물질입니다. 비타민B를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의 탄수화물 대사가 높아져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비가 오면 습도가 높아지고 일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우울해집니다. 이런 때 밀가루 음식이 우울한 기분을 풀어주고 몸의 열기도 식혀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비오는 날 밀가루 음식을 찾게 되는 데는 이처럼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있었던 것.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현상이랄까?




오랜만에 맛있는 수제비도 먹고 토닥이는 빗소리를 들으며 어깨를 감싸 안고 걷는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모든 근심 걱정 털어 비리고 돌아 온 날이 되었습니다. 아주 행복한 비오는 날의 데이트였습니다.






오시는 길 있으시면 한 번 찾아 보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