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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할머니가 전해 준 '영원한 내리사랑 '

by *저녁노을*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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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전해 준 '영원한 내리사랑 '



  얼마 전, 우리 아이 나이만큼 먹은 집을 리모델링을 하였습니다. 벌어놓은 돈이 많으면 새집으로 이사를 갔으면 싶을 정도로 힘겨운 작업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날을 잡아가며 옷장, 이불, 책 등 가재도구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참 야릇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부엉이처럼 갖다 버리지 못하고 쌓아놓은 버릇이 있는 성격이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장롱위에 놓인 작은 박스를 정리하면서 아이 어릴 때 적어 둔 육아일기책과 아들의 베냇저고리가 나왔습니다.

“와, 이게 뭐야? 아들 베냇저고리 아냐?”
“엄마! 베냇저고리가 뭐야?”
“응. 아들이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입었던 옷이지.”

“그래?”
“이걸 어쩌지 이제 버릴까?"
"엄마는, 그걸 버리면 어떻게 해!” 하면서 내 손에 있는 것을 빼앗아 가 버립니다.

“뭐 하게?”
“소중하게 간직해야지. 내가 처음 입었던 옷인데....”

“...............”

재산목록에 넣을 것이라는 아들의 말에 할머니의 사랑을 느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수술로 낳았기에 아들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마취에 취해 병실로 옮겨왔고, 일주일을 누워있어야 했기에 남편의 장난에 넘어가고 말았던 것입니다. 시어머님이 그냥

“아들이라고 표시 내지마, 부정 탄다.”라고 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손수 제봉 틀로 흑백을 넣어 베넷저고리를 만들고 장수하라는 뜻으로 단추를 달지 않고 실로 앞을 저밀 수 있도록 만들어 입히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남편의 장난 끼가 발동해 많은 사람들에게

“둘째도 딸이야!” 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아직 상처도 아물지 않아 링거를 곱게 누워있으면서 믿기지 않아,

“00아빠 정말 딸 맞아요? 의사선생님이 분명 마지막 진료할 때 눈치를 줬는데...”
“딸이야 내가 왜 거짓말을 해? 내가 딸딸이 아빠야!”

“...............”

“왜? 난 딸이 더 좋은데. 나중에 비행기 탈거야.”

너무 큰 실망을 했었습니다. 물론 딸도 괜찮지만, 남들 다 있는 아들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왔는데 말입니다. 학교 직원들에게도 ‘딸’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 내 몸을 움직일 때가 되니 영아들이 누워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면회시간이 되어 맨 앞에 서서 뛰어 들어가 기저귀부터 열어보니 떡하니 고추가 달려 있는 게 아닌가!

‘무슨 이런 일이?’

병실로 돌아와 남편에게 거짓말을 왜 했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베넷저고리 만들 때만큼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거든. 부정 탄다며.”

“참나! 그렇다고 나한테까지 숨길 필요가 있었나?”
“미안해. 재미삼아 해 본거야.”

그렇게 싱겁게 남편의 장난은 멈추었지만, 시어머님의 내리사랑은 끝이 없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늦게 시집을 가서 딸이 아닌 아들을 낳았으니 더욱 소중한 마음 들 수밖에......


늘 주고도 모자란 마음 갖고 사는 게 어머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또한 내리사랑을 받으면서 모르게 지나가는 게 우리의 마음인 것 같고....


오늘 따라 어머님의 한없는 내리사랑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건강하세요. 어머님........

그리고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있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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