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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당신은 언제 나이들었다는 생각 가지게 되나요?

by 홈쿡쌤 2008.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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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언제
나이들었다는 생각 가지게 되나요?


 

알록달록 물들어 가는 단풍들로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를 만끽하는 요즘,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는 한참 국화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움직이는 시내버스 속에도 활짝 피운 화분이 제일 먼저 반겨줍니다. 어제 아침, 남편이 차를 가지고 출장을 가고 나니, 아이들도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고 나 역시 버스를 타고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한참 등교시간이라 학생들이 많이 타고 있었습니다. 흔들거리는 차에서 손잡이를 잡고 섰는데 여학생이 벌떡 일어서면서

“아줌마! 여기 앉으세요.” 하는 게 아닌가?

“아니, 아니야. 그냥 앉아 있어.”

“괜찮아요. 앉으세요.”

참 마음이 이상하였습니다. 내가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나?

“아직 양보 받을 만큼 나이 먹진 않았어. 괜찮아. 무거운 책가방도 있잖아.”

“그래도 앉아서 가세요.”

“됐어요. 그냥 가요.”

결국 서서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마흔 여덟,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 인듯한데 자리를 양보 받을 만큼 늙긴 한건가?


잠시 후, 한 무리의 학생들이 학교 앞에서 내렸습니다. 내리기 좋도록 문 가까이 섰는데 자리가 하나 비니 또 여고생이 나보고

“앉으세요.” 합니다.

그 때서야 나이를 속일 순 없나? 싶은 생각에

“고마워요.” 하고 덥석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요즘처럼 남을 생각하는 여유조차 없는 각박한 세상에 두 번이나 양보 받은 걸 생각하면 흐뭇하였습니다.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타도 눈을 감고 자는 척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무거운 책가방에 보조가방까지 든 여고생들의 아름다운 양보에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당신은 그래도 나은 편이네.”
“뭐가?”
“난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하더라.”

“엥?”
“초등학생이 말이야.”

“정말?”
“어린 학생들은 나이 구분을 잘 못하잖아 50대 60대 비슷하게 보는 게지.”

“푸하하하. 정말 나보다 더 하네 당신은.”

 "우리 나이 몇인 줄 알아? 이젠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작아."

"그런가?"



우리는 정말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것일까?

아님, 세월 갈수록 주름생기고 늙어감이 싫어서 그럴까?


나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이럴 때 인생의 중반을 넘어서 저만큼 달려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당신은 언제 나이 들었다는 생각 하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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