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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아들이 슈퍼에서 담배를 훔친 사연

by 홈쿡쌤 2008.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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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이 슈퍼에서 담배를 훔친 사연


며칠 전, 운동을 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이었습니다.

‘어? 11시가 넘었는데 다들 어디 갔지?’ 아이들이야 기말고사가 코앞이라 독서실에 갔을 것이고, 그럼 남편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 것입니다.

한참 후 들어온 남편에게

“당신, 어디 갔다 왔어?”
“응. 경찰서.”
“엥? 또 무슨 일이야?”
“아들 녀석이 슈퍼에서 담배를 훔쳤다고 전화가 와서 갔다 왔어.”

“피우지도 않는 담배를 왜 훔쳐?”

간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눈이 휘둥글 해져서 따지고 물었더니 이야기를 해 줍니다.


아들은 이제 중학교 1학년입니다. 키도 초등학생처럼 작고 외소한 편입니다.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아 1달 독서실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같은 반 친구와 공부를 하다 너무 지루해 10시쯤 학교 운동장에 운동을 하러갔다고 합니다. 30분쯤 뛰고 놀다가 독서실로 돌아오는데 큰길로 오지 않고 빠른 골목길을 걸어오고 있는데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형이 불러 세우더랍니다.

“야! 너희 둘 거기 서 봐.”

“....................”

아들 친구를 보고

“저기 슈퍼 보이지? 저기 가서 담배 한 갑만 훔쳐 와!”

“싫어요. 전 그런 짓 못 해요.”

그러자 아들을 향해

“그럼 네가 해!”

“저도 싫어요.”

“이것들이~담배 훔쳐 와서 저기 보이는 대문 앞에 갔다 놔. 안 그럼 혼날 줄 알아” 하면서 아들을 향해 주먹질을 하며 끌고 가서는 문을 열어주며 슈퍼 안으로 밀어 넣더라는 것입니다. 너무 당황한 아들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담배 한 갑을 집어 들고 뛰어 나왔나 봅니다. 그 행동을 본 주인아저씨는 방안에서 달려 나와 응급 결에 도망치지 못하고 밖에 서 있던 아들 친구를 잡았던 것입니다. 결국 도망쳤던 아들도 슈퍼로 불러와 부모님께 알려야 한다며 전화번호를 물었던 모양입니다. 사정 이야기를 하고 녀석들은 겁에 질려 용서 해 달라고만 하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자 슈퍼 아저씨는 경찰서로 연락을 해 버렸던 것입니다. 경찰차를 타고 가 사실대로 말을 했고 경찰서에 가서야 할 수 없이 집 전화번호를 알려주어 집에 있던 남편이 달려 나갔던 것이었습니다.

“아들! 그럴 때는 슈퍼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해야지 나쁜 형이 시킨다고...”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슬기롭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하는 거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머리가 멍해져서 시킨 대로 해야만 되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이제 밤길 다닐 때 골목길로 다니지 말고 큰길로 다녀. 알았지?”
“네...”

경찰도 남편에게 아들 너무 야단치지 말라는 말을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참 무서운 세상입니다. 딸자식 가진 부모들만 무서운 줄 알았더니 아들도 세상 밖으로 내 보내기가 겁이 납니다.

 

“엄마, 오늘 학교 마치고 오면서 친구랑 슈퍼 아저씨한테 갔다 왔어요.”

“왜 또?”
“아니, 잘못 했다고 용서 해 달라고....생각이 많이 모자랐다고 하면서....”
“그래? 아이쿠 우리 아들 다 키웠네. 뭐라고 하시던?”

“앞으로 조심하라고 그러지 뭐.”

“잘 했어. 잘 했어 우리 아들.”

어깨를 감싸 안으며 포근히 안아 주었습니다.


최근 2년 사이 경남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고생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경남청소년종합지원본부는 18일 경남 20개 시·군 중고생 9107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생활실태를 조사를 해보니,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전체 응답자의 20.8%로, 2006년 7.1%보다 3배로 늘어났다고 밝혔고, 중학생은 10명 가운데 1명, 고교생은 3명 가운데 1명이 흡연 경험이 있으며,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학생은 34.0%에 이르렀습니다.


★ 중고생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1위는 학업 성적(42.1%)이었습니다.


 

★ 고민 상담 또는 의논 대상은 친구나 선배(47.8%)가 가장 많았으며, 부모는 25.5%에 그쳤습니다.


 

★ 청소년들의 불안한 심리 상태도 드러났습니다.

 

   * 참고 : ‘경남 청소년 보호와 육성을 위한 세미나’에서 보고된 내용 


우리 아이들이 공부에 시달리며 받는 스트레스로 삐뚤어진 행동을 많이 하게 되고 불량아들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부모들은 내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학생들에게는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학교에서도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맘 간절해졌고, 이 일로 인해 가정환경 등 여러 이유로 소외된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청소년 관련 기관들이 보다 세밀하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 살펴보고 한 번 더 안아주는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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