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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오랜만에 본 '새 신랑 다루기'

by 홈쿡쌤 200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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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새 신랑 다루기'


 

며칠 전, 결혼한 큰조카가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까이 살고 있는 형부는

“처제, 내일 거제 안 갈래?”
“거제는 왜요?”
“주야 신혼여행 갔다 오는 날이잖아!”

“아! 그렇군요.”
“형님이 계시면 안 가도 되겠지만, 그래도 가 봐야 안 되겠나?”
“시간 비워둘게요.”


퇴근을 하고 한 시간을 달려 집에 도착하니 올케는 음식준비에 한참이었습니다. 저녁 9시가 되자 신랑신부는 커플티를 입고 들어왔습니다.

“어? 신랑신부가 한복을 안 입고?”

“얼른 엄마한테 큰 절 올려...”

큰오빠의 빈자리를 또 한번의 서운함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란히 앉아 큰절 받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녁을 먹고 난 뒤, 신랑다루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 남편은 1992년 결혼을 해 그런 추억도 없는데,

언니는 1983년 25주년이 되는 부부이기에 ‘신랑 다루기’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유달리 장난 끼 심한 사촌형부가 장작으로 신랑의 발바닥을 때리니 엄살이 심한 형부는 고함을 고래고래 질렀습니다.

“장모님~ 장모님~ 살려 주이소~”

“어서 씨암탉 잡아 오이소~”

“장모님한테 술 한 잔 따르시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엄마는 큰 고역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날은 사위 잔을 들고 마셔야 했습니다. 안 그러면 신랑이 또 발바닥을 맞아야 했기에 말입니다.

그렇게 신랑 신부 장모를 괴롭히는 일이 저녁 내내 벌어지고  흘러나오는 웃음소리와 고함소리는 잔치 집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신랑 매달기''는 동상례(東上禮)라 하는데 동상 즉 사위를 맞는 신부 집에서 대접하는 예라고 합니다. 신랑을 불러서 오게 되면 "처녀 훔쳐간 도둑의 발 크기를 잰다"하면서 홀치기를 하여 신랑을 거꾸로 매달고 발바닥을 때리며 "이 마을 처녀를 훔쳐간 죄가 크다''며 신부를 부르라고 시킵니다. 대체로 장난으로 그치고 장모가 음식과 술을 대접하면 그만두기도 합니다.


옛날엔 총각이 장가를 들어 처갓집에 가면 새 신랑을 거꾸로 매달아 방망이나 명태로 발바닥을 내리치는 풍습은 신랑의 지혜나 학식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발바닥을 때리면서 짓궂은 질문을 하게 되는데 신랑이 얼마나 재치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통과의례. 그러나 여기에도 알고 보니 또 다른 속뜻이 있었습니다.



발바닥을 누르거나 때리면 오금이 저리도록 유난히 통증을 느끼는 곳이 있는데 이 부분이 바로 "용천혈" 발레를 하듯이 발바닥 쪽으로 발가락을 모아 구부리면 발바닥 앞부분에 가장 많이 움푹 파인 곳이 바로 "용천" 인데 선천적인 원기를 끌어내는 중요한 곳입니다.


따라서 새신랑 발바닥을 때리는 것은 신랑이 성생활을 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용천혈을 자극하여 스테미너가 샘처럼 솟아나게 하려는 배려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발바닥을 빼려 주면 신체 내 각 부분의 기혈이 막히지 않고, 정력증강과 동시에 피곤도 풀어주고 지구력도 키울 수 있는데, 발목을 반대쪽 무릎에 올려놓고 용천을 엄지손가락으로 한번에 3-5초 정도 눌렀다가 떼기를 10여회 반복하면 간단하게 큰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성관계 후에도 용천을 눌러주면 빨리 피로가 회복된다고....




 

점차 핵가족화 되어가고 사라져 가는 풍습을 되찾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옛날처럼 그렇게 심한 ‘신랑 다루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잠시나마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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