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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속으로

추억속으로의 여행 '작두 썰기'

by *저녁노을* 2009.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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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내일이라 그런지 불어오는 바람 속에 봄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몸이 안 좋아 우리 집으로 모셔온 시어머님이 날씨가 훈훈해지자 자꾸 시골로 가고 싶어 하십니다. 방학이라 가끔 놀아주는 손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심심하신가 봅니다. 시골에는 마을회관이 있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자식자랑도 하고 이야기 상대가 있는 친구가 그리워서 말입니다.

“엄니! 아직 추워서 안 돼요.”

“우리 집을 비워놓고 이렇게 와 있으니 그렇지. 닭 모이도 줘야 하고.”

“닭 모이 많이 주고 왔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리 말을 해도 마음은 벌써 시골로 달려가는 것 같아 할 수 없이 시댁으로 향하였습니다.


텅 빈 집에는 온기 하나 없이 쓸쓸했습니다. 보일러를 올리고 내려앉은 먼지를 털어내니 따스함이 번져 나왔습니다.

“나 그냥 여기 있으련다. 너희끼리 가라.”

“엄마! 안 돼!”
“날씨가 많이 풀렸네.”

“엄니! 반찬을 하나도 준비 안 해 와서 안 돼요.”

“그냥 된장국이나 지져 먹으면 돼.”

“조금만 더 풀리면 그 때 모셔다 드릴게요.”

“알았다.” 

명절날 치우지 않고 갔던 것 이것저것 챙겨두고 있으니 남편이 뒷마당에 있는 오가피나무를 베어 왔습니다.

“뭐 하게?”
“응. 물 끓일 때 넣어 먹으면 좋아.”

“도끼가 있어야겠다.”
“잠시만 기다려 봐.”

창고로 들어가더니 작두를 들고 나왔습니다.

“우와! 작두 아냐?”
“당신, 작두 사용해 봤어?”
“당연하지.”

남편과 함께 호흡을 맞춰 싹둑싹둑 오가피나무를 잘랐습니다.

“어쭈! 잘하는데!”


▶ 작은 가지는 잘 잘려나갑니다.

▶ 쓸어담고 있는 시어머님

▶ 뚜꺼운 것은 떡국처럼 엇비슷하게 넣어주니 잘 잘렸습니다.

▶ 오가피나무

 


70년대 초등학교 때부터 봄이면 소 꼴을 베고, 여름이면 소를 몰고 산으로 풀을 뜯어 먹였으며, 풀이 없는 가을 겨울에는 아버지가 짚단을 밀어 넣고 나는 발로 디디며 작두로 소의 여물을 썰어 만들어 먹이곤 했습니다. 지금은 사료를 먹이고 소죽을 끓여 먹이는 것을 하지 않으니 작두 또한 사용할 일이 사라진 것입니다. 하긴 사라지는 것들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사는 우리니 말입니다.


남편과 함께 아련한 추억여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래서 늘 고향은 엄마 품 같다고 하나 봅니다.

오늘따라 하늘나라에 계신 친정부모님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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