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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고깃값 계산 않고 나가는 사람 어떻게 보십니까?

by 홈쿡쌤 2009.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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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깃값 계산 않고 나가는 사람 어떻게 보십니까?



신학기라 그런지 너무 힘들고 바쁜 날의 연속입니다. 개나리도, 진달래도, 목련도, 벚꽃도 피어 아름다움을 자랑하건만 즐길 여유도 없이 이렇게 저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고깃집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간의 바쁜 시름 내려놓고 수다 떠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시어머님이 어떻고, 남편이 어떻고, 자식들 공부가 어떻고,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정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리 예약해 놓았으니 음식은 다 차려져 있고 고기가 들어 와 불판 위에 올려지고 우리들의 이야기만큼 지글지글 잘 익어갔습니다.

“와! 맛있겠다.”

뒤집어 가며 친구들의 접시 위에 고기를 얹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불경기라 외식하는 사람도 줄었다고 하더니 옛날보다는 붐비지는 않았으나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이 앉아있었습니다. 한참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후드가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어? 왜 이래?”
“사장님! 후드가 고장인가 봐요.”

여기저기서 빠져나가지 않는 고기냄새로 아우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친구 하나는

“연기 뽀얗게 나니 시골에 온 기분이다. 그냥 먹어.”

“참나!”

할 수 없이 앉아서 고기를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자분들이 우르르 일어서며

“야! 사장 나오라고 해.”

“장사 제대로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이런 정신으로 어떻게 장사를 해 먹어?”
“죄송합니다.”

연방 사장님은 죄송하다며 허리를 굽실거려도 아랑곳 하지 않고 큰소리만 치더니

“나 오늘 고기 값 못 줍니다.”

“저~ 그래도 드신 고깃값은....”

“무슨 소리하는 거야!”

4-5명의 남자분이 그냥 나가 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저녁을 맛있게 먹고 일어났습니다.

“사장님! 어떻게 돈 못 받으셨죠?”
“네. 못 받았어요.”
“몇 인분이나 먹었습니까.”

“5명이니 돼지고기 10인분, 소주 5병에 다 먹진 않고 나가긴 했습니다.”

“그래도 좀 너무 하신다.”

“별스런 사람 다 있어요.”

“그렇죠? 기운 내세요.”

“네. 괜찮아요. 우리가 잘못해서 그런걸요.”

그렇게 말을 하는 사장님의 얼굴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였습니다.

속상해도 표현하지 않고 손님들에게 미소를 잃지 않는 사장님을 보니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그 마음이 있기에 영원히 발전해 가리라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먹은 건 계산을 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대책도 없이 그냥 넘겨야 하는 사장님을 보니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돼지고기 6인분 30,000원, 소주 3,000원 15,000원 45,000원이면 될 것을

이런 행동,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억지부리고 나갔는데 소화는 잘 되고 그 마음 편안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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