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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어버이날, 선물 받고 부부싸움 한 사연

by *저녁노을* 2009.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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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선물 받고 부부싸움 한 사연



빨간 카네이션이 참 고왔던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꽃 한 송이를 들고 가슴에 달아 드릴 부모가 계시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시는 분을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기다려 주시지 않기에 살아계실 때 효도하라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영원한 내리사랑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랑스러운 딸과 아들이 이런 맘 헤아리기라도 한 듯 벌써 하늘나라로 떠나고 안 계시는 부모님의 빈자리를 깜짝 선물로 채워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제는 엄마 곁에서 자고 싶다고 하며 내 곁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 6시 알람 소리를 들은 딸아이 벌떡 일어나 자기 방으로 달려갑니다.

“6시밖에 안 됐어. 왜 일어나!”
“엄마, 잠시만.”
늦게까지 공부하고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저녁 형이라 아침에 깨우는 일이 너무 힘든데 알람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달려가니 놀랄 수밖에.
“엄마! 이거.”
딸아이가 내미는 자그마한 통에는 커플 팬티가 나란히 들어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엄마! 사랑해!”
“내 건 없어?”
“여기 같이 들었잖아!”
“와, 고마워.”
또박또박 써 내려간 편지 속에는 사랑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서둘려 출근해야 하기에 마음은 받아 두고 아침준비를 하고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난 뒤, 딸아이가 전해 준 선물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상자를 꺼내고 쇼핑백 속에 든 영수증을 보던 남편이
“34,000원, 녀석들이 거금을 투자했네.”
“24,000원이 아니고?”
난 분명히 아침에 볼 때 24,000원으로 봤는데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여보! 무슨 속옷이 그렇게 비싸?”
“메이크 값이지 뭐.”
“그래도 그렇지.”
“난, 어제 러닝 3,800원짜리 두 개 사왔는데 그 돈이면 몇 개를 더 사겠네.”
“비싸면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뭐 하러 그런 비싼 걸 입어? 면 100% 땀만 잘 흡수하면 되는 거지.”
“당신은 싸구려 인생 살아.”
“뭐?”
“아니, 난 3,800원짜리 인생 살기 싫다구.
     돈이나 많이 벌어다 주고 그런 소리 해라. 그럴 테지?”
그렇게 시작된 말다툼이 진짜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학원에서 돌아온 딸아이, 우리 부부의 싸움에 눈이 동그랗게 변하며
“엄마! 그만 해. 이건 선물이잖아.”
“내 말이.”
“선물은 이렇게 비싼 것만 좋은 게 아니지. 중학생이 말이야.”
“엄만 이런 선물 받을 자격 있다구!”
 "......"
 "겉옷보다 속옷을 잘 입어야 된다고 말하면서..."
 "그래 고마워. 잘 입을게."
딸의 그 한마디에 그만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그렇게 비싼 선물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친인척들이 주는 용돈 모았다가 사는 것인데 말입니다. 어릴 때처럼 종이로 접은 카네이션 하나를 받아도 기분은 날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버이날 마음먹고 산 녀석들에게 기분 좋게 받았으면 되었으련만, 괜한 부부싸움을 해 미안한 마음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기로 진정한 효도란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는 것과, 마음을 담은 선물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하는 맘 간절했습니다.

여보! 미안해!
우리 딸, 아들, 사랑해!

포근히 안아주고 어깨만 주물러 주고 넘어갔다고 서운해 할 부모 있을까?
효도는 마음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기에는 아직 어린 녀석들일까?
이 세상의 주부들의 마음은 내 맘 같을거라 여겨보지만, 정말 내 생각이 잘못 된 걸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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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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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토토』 2009.05.09 11:11 신고

    애들마음 헤아린다는 것을 가끔 깜빡할 때가 있지요.
    선물은 정성인데 말이죠.
    우리도 가끔 그렇게 다툼이 일어나곤 하지요^^
    답글

  •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무릉도원 2009.05.09 11:21 신고

    진심이 담긴 것에 액수가 뭔 대수라고 그러시나요....ㅎㅎㅎ.....노을님 그나저나 참 부럽네요....선물도 다받으시고 난 문자 한 통 받았습니다....그것도 저녁에요.....행복한 주말 되세요....*^*
    답글

  • ,ㅇㅇㅇ 2009.05.09 12:06

    생각해보니...이나이 먹도록..부모님께 선물 한번 해드린 적이 없네요...근데 돈이 없어서..ㅠ.ㅠ
    근데 생각해보니 이나이 먹도록 부모님한테 선물을 받아본적도 한번도 없네요..ㅠ.ㅠ
    용돈도,,세벳돈도..받아본적이 한번도 없어서....생각해보니..평생 선물이라는 걸 사본적도 한번도
    없는듯..
    답글

  • 감정정리 2009.05.09 12:36

    사랑싸움이라고 보기는 싫지 않네요 ^^
    따뜻한 이야기 잘 보고갑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답글

  • 팬티인증올리세요 2009.05.09 13:02

    어떻게 생긴 팬티인지 궁금합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kya921 왕비 2009.05.09 13:22

    왜 싸우시공 그래요...날시가 넘 좋아요..
    휴일 잘 보내세요
    답글

  •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mami5 2009.05.09 13:47 신고

    아무것두 아닌 작은것에서 감정들이 격해지니..^^*
    아마 사랑싸움이겠지요~~^^
    저녁노을님 행복한 주말 되시길요..^^*
    답글

  •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탐진강 2009.05.09 14:09 신고

    읽다보니 정이 있는 사랑 싸움 같습니다.^^
    살다보면 부부싸움도 가끔은 윤활유가 됩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싸우면 안되겠지요.
    훈훈한 가족의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thepatioyujin.com Yujin Hwang 2009.05.09 14:40 신고

    저는 다른거 보다도 커플팬티에..놀라서~ ㅋㅋ 그런게 한국에 있다는 걸 몰랐어용^^
    답글

  • 사랑가루 2009.05.09 14:53

    엄마는 그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구!!
    이 말에 뿅 갔어요~~~~.^^
    답글

  • 행인 2009.05.09 15:57

    물론 아껴쓰는 습관도 중요하고,
    부모는 자식에게 비싼 것을 받고싶어하지는 않지만,
    이럴때 비싼거 사왔다고 뭐라고 하면,
    우리 부모는 싼거만 좋아한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돈쓰기 아까워서 싼거만 사려는 것보다,
    아껴서 좋은 거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을거 같아요.

    자기의 아까운 돈을 꺼내서 부모를 위해서 쓸 수 있는 아이의 마음이 정말 예쁩니다.
    듬뿍 고마워해주세요~
    답글

  • 유진 2009.05.09 15:58

    무슨 내용인지 도통 모르겠네..
    답글

  • 2009.05.09 17:34

    엄만 이런 선물 받을 자격있다구....이대목에서...오....부럽습니당.
    답글

  • 속옷장사 2009.05.09 19:33

    저 속옷가게주인입니다.. ㅎㅎ 따님이 너무 예쁘네요..
    가끔 교복입은 어린학생이 와서 엄마아빠 커플로 속옷고르는 모습을 보면 맘이 뿌듯해집니다.
    그래서 1000원정도는 세일도 해주지요..ㅎㅎ
    엄마들 선물받으면 대부분은 입으시는거같은데 아주 가끔은 너무 비싼거샀다고 투덜대면서 환불요청하는분도 봤답니다. 선물한 성의도 좀 생각하고 고르면서 선물할생각하며 좋아했을 자녀들 생각했음하네요.
    예쁘게 입으시고요. 예쁜속옷 많이들 선물하세요...ㅎㅎ
    답글

  • 장미 2009.05.09 20:29

    앞으로는 그냥 덥섭 받으세요
    어릴때 길에서 꽃이 너무 고와서 용돈 다 털어서 몇번 사드렸더니
    금방 시들거 뭘 사왔냐고 나무라시더라구요....
    그러던 엄마가 이번 어버이날에는 나이만큼의 장미로 달라고 미리 주문하시던데요.^^
    뭐라하시믄 나중에 속옷 못 받게 될지도..ㅋㅋㅋ
    답글

  • 2009.05.09 20:29

    전 이번에 제딴엔 돈 좀 들여서 할아버지께 옷을 사드렸는데요
    좋아하시면서도 다음엔 이런거 사오지말라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그러시더라구요
    좋아하시는 걸 알면서도 그런 말 들으니까 서운하기도 하고..
    20대인 저도 그렇게 서운했는데 따님 입장에선 더 서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좋다고 고맙다고 따님께 다시 말해주시면 좋지 않을까요 ^^
    답글

  •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털보작가 2009.05.10 12:36 신고

    행복한 싸움하셨네요.
    저는 선물을 못받아서 싸우지도 못했습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naeng-e.tistory.com 냉이' 2009.05.10 14:58 신고

    살아가는 과정이 다 그런가봐요.
    아름다움으로 비쳐지네요.
    답글

  • Favicon of http://junmom.textcube.com 쭌맘 2009.05.12 14:59

    엄만 이런 선물 받을 자격있다구!!

    와...완전 감동 먹었습니다..
    따님 정말 잘 큰것같네요.. 물론 엄마 아빠가 바르게 키우신거겠죠?!
    제 직업이..직업이다 보니...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많이 보면서...마음이 착찹할때가 많거든요..
    행복한 어버이날이었을것같습니다^^
    답글

  • ... 2009.11.23 12:57

    기뻐하면서 받아야 선물 드릴 마음이 나지요^^;;;;
    당당하게 받으세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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