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다른 사투리로 휴대폰 통화시간이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주 좁은 세상 같지만, 각 지역마다 다른 말투로 참 재미있는 일이 참 많이 일어나는 걸 실감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사투리로 인한 휴대폰 통화시간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어딘지 모르게 여유 있고 느린 충청도 사투리.
간결하고 무뚝뚝하게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
사투리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인데, 실제 휴대전화 통화를 할 때도 이런 사투리의 특성에 따라 통화시간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고계십니까?
사람마다 나이에 따라, 지역에 따라 통화하는 모습도 제각각, 그 말의 느낌도 천지차입니다.
서울에 유학 온 대학생들이 "아이가 말 안 들어 죽겠다"라는 말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식으로 해봤습니다.
▶ 충청도말 : "애들이 말을 안 들어서 죽겄어~~~"
▶ 전라도말 : "애들이 말을 안 들어 어쩐다냐."
▶ 경상도말 : "아들이 와 이렇게 말을 안 듣노?"
각 지역별 말의 길이와 월평균 통화시간을 재보니
충청도가 2.3초로 가장 길고, 다음이 전라도 1.9초, 경상도 1.5초로 가장 짧았다고 합니다.
한 휴대 전화회사가 지역별 월평균 통화시간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이런 특색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업무량이 많은 수도권을 빼면 충청도 지역은 월 평균 171분으로 가장 길었고, 전라도는 166분, 경남 지역은 157분. 사투리에 따라 통화시간에 차이가 생기는 셈입니다.
이런 차이는 언어습관이 달라서 생기기도 합니다. 만나서 밥 먹자고 전화로 약속을 할 때 우선 충청도는 본론으로 들어가기까지 한참 걸립니다.
<충청도>
"너는 요즘에 뭐하고 살어. 야 연락 좀 햐~ 뭐하는 겨.“
“니가 안 했잖어~ 참 웃긴다 니~.”
“야, 나 지금 시낸디 나올랴?”
“아 거기가 어딘데 가, 귀찮어~"
“밥 먹자고~”
<경상도>는 무뚝뚝하고 짧게, '요점만 간단히'입니다.
"밥 뭇나?“
”안 뭇다. 묵자.“
“알따. 어디 가까?”
“음, 00으로 와.”
충청도 사투리는 끝 부분 끄는 멋이 있고, 뭔가 설명하려고 하는 정감 있어 보입니다. 말이 느리다는 뜻이죠. 경상도는 앞에 액센트까지 들어가는, 그래서 상당히 격하게 들리고, 사용하는 단어도 아주 간결한 걸 많이 사용합니다. 어떻게 들으면 멋없는 말투로 들립니다.
남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필요한 말만 하고 뚝 끊어버리는 것 때문에 많이 서운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화 시간을 단축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재미있기도 하였습니다.
보통의 경상도 남자들은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서면
“아~들은?”
“밥 묵자.”
“자자.”
아주 간단하면서도 그 말속엔 집안일을 걱정하는 마음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다 들어있습니다.
사투리와 통화시간은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달라 상관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계는 우리 사투리 지역 색의 한 단면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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