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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엘리베이터 속 아름다운 배려

by 홈쿡쌤 200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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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속 아름다운 배려
 

아파트에서 생활한 지 20년 가까이 되어간다. 이웃 사람들과도 제법 인사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을 타고 오르내리게 되는 엘리베이터, 커다란 거울이 나를 반긴다. 출근준비로 바쁘게 뛰어나온 나 스스로를 다시 쳐다보게 된다. 머리도 매만지고 옷 맵씨도 가다듬게 마련이다. 문득 아들녀석이

“엄마! 엘리베이터에 거울은 왜 있는 거야?”
“이렇게 엄마처럼 거울 안 보고 나온 사람 이용하라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야.” 

“그럼 왜 그래?”


남편이 언젠가 뉴스에서 보았다며 설명을 해 준다.


★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달린 이유?


첫 번째는 협소한 엘리베이터 내부 공간을 시각적으로 넓게 느끼게 하기 위한 인테리어 효과를 위해서.


두 번째는 자연스러운 시선처리가 가능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도록 도와주고 지루함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해서.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낯선 사람과 아무 대화도 없이 멍하니 있으면 어디에다 시선을 둬야 할지 어색하고 불편하기 때문.


세 번째는 법적인 의무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다. 엘리베이터 유효바닥 면적이 1.4m x 1.4m 미만인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의 경우는 법적으로 엘리베이터 문 맞은편에 견고한 재질의 거울을 부착해야 한다.


휠체어 등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 문을 등지는 방향으로 탑승하게 되는데, 엘리베이터 내부 공간이 좁아 몸의 방향을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의무적인 거울 부착을 통해 장애인들이 몸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고도 출입구의 개폐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 한다.






얼마 전,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녀석들을 깨워 아침밥 한 숟가락 먹이고 출근을 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런데 평소 보이지 않던 게 눈에 들어왔다.

“어? 이걸 언제 부착해 두었지?”
“그러게.”

글을 읽고 난 우리 아들 하는 말

“엄마! 순전히 거짓말이야.”
“왜?”
“당신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사랑이야!

이 대목에서  눈에 넣는데 안 아프다는 게 말이 돼?”

사춘기라 말도 잘 하지 않는 능구렁이 같은 아들 녀석 때문에 우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관리사무소에서 입주민들을 위한 작은 배려였다. 2주 간격으로 그 내용도 바뀌고 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마음을 가다듬게 해 줄 수 있는 것 같아 매우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의 노고로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우리는 흔히 남을 배려한다는 말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뜻으로 생각한다. 즉 내가 이득을 얻기 위해서 남에게 괴로움을 주지 않는 것이 남을 배려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배려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진심 어린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행동을 말한다. 무언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는 작은 배려가 우리 사회 전체를 훈훈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문득 생각해 본다.

살아가면서 남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그마한 배려 얼마나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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