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고향, 익어가는 가을 풍경
하늘은 높푸르고, 들녘엔 벼가 벌써 피었고, 토실토실 과실들이 따사로운 햇살에 잘 익어가는 가을입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시골길을 달려갔습니다.
잠자리 한 마리가 가느다란 다리로 나뭇가지로 옮겨 앉습니다. 잠자리 날개 위로 바람이 지나가며 가을을 속삭이는 듯 보입니다.
마당 가에는 봉선화, 채송화, 접시꽃, 원추리도 쏟아지는 빗줄기를 다 이겨내고 활짝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모든 나무와 풀이 뿌리로 땅을 움켜잡고 질렀던 소리 없는 비명을 가을바람은 알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그저 만들어지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한 알의 과일 그냥 저절로 자란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많은 것을 견디고 이겨내 열매 맺고 과육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한 송이의 가을꽃도 그냥 꽃이 아닙니다. 폭풍과 장맛비와 불볕더위 속에서 절절한 기도가 우리가 마시는 맑은 공기 속에 신선하고 뜨거운 기운으로 스며든 것입니다.
어머님이 심어 놓은 텃밭에서도 주렁주렁 가을이 달렸고, 이제 몸이 안 좋아 일을 하시지 못하지만, 땅은 그저 묵묵히 채소들과 어우러져 스스로 열매 맺고 있었습니다.
▶ 멋지게 담을 타고 오른 담쟁이
▶ 강아지풀
▶ 입을 다문 나팔꽃?
▶ 배롱나무
▶ 담을 타고 오른 수세미
▶ 율무
▶ 톡하면 터질 것 같은 봉숭아
▶ 우리 어머님의 정성 가득 담긴 장독대
▶ 장독대 옆 절구와 분꽃
▶ 접시꽃이 홀로 남아 마지막 자태를 뽑내고 있었습니다.
▶ 어릴때 많이 먹었던 추억의 까마중(조금 있으면 검게 익을 것입니다.)
▶ 콩
▶ 가지
▶ 호박
▶ 들깨꽃
▶ 상추
▶ 토란
▶결명자
▶ 오이꽃
▶ 부추꽃
▶ 어머님이 수확 해 놓은 참깨
▶ 벼가 익어 갑니다.
고향은 그래서 엄마 품처럼 따뜻하다고 하나 봅니다.
그저 풍성하게 보이는 9월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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