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보양식보다 더 좋은 ‘가을 햇볕’
‘봄볕엔 며느리, 가을볕엔 딸을 내보내라.’라는 말이 있다.
며느리보다 딸을 더 아끼는 시어머니의 심정을 그대로 빗댄 말이다. 하지만 이 속담은 과학적으로 상당히 근거가 있다. 봄철(3~5월)의 평균 일사량은 가을철(9~11월)에 비해 50%가량 많고, 가을철 평균 습도는 69%로 봄철의 63%보다 더 높아, 가을에는 지상에 도달하는 햇빛이 줄어든다. 이는 습도가 높을수록 투과하는 햇빛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봄. 가을볕이 단위 시간당 차이는 크지 않을지라도 총량에서는 가을볕이 사람한테 대체로 쾌적하게 느껴진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은 빼놓지 않고 먹고, 아무리 멀어도, 긴 줄을 서서 기다려도 먹고 와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가을 진짜 보양식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음식을 통한 보양은 체력만 보충해주지만, 가을 햇볕을 통한 보양은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 정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모르기 때문이다.
1. 가을 햇볕이 다른 계절보다 더 좋은 이유는?
계절적인 특성 때문이다. 가을 햇볕은 여름에 비해 낮아진 자외선 강도와 아침저녁으로 불어주는 선선한 바람 탓으로 여름철보다는 덜 뜨겁고 봄철에 비해서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2. 가을 햇볕을 즐기는 요령은?
화창한 날 얼굴과 손등 등 노출 부위에 직접 햇볕을 받는 것이다. 다만, 이때 햇빛이 너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피해야 하며, 장시간 야외 활동 시에는 선크림을 꼭 발라야 한다.
3. 가을 햇볕이 왜 좋은가?
◇ 뼈를 튼튼하게 한다.
비타민D는 골격 형성에 필요한 칼슘을 대장과 콩팥에서 흡수하는데 기여하며, 부갑상선에서 생산되는 파라토르몬, 칼시토닌과 함께 칼슘을 골수로 운반해 뼈대가 제 모양으로 크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D는 음식으로 섭취가 어렵고, 비타민 중 유일하게 피부에서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만들어진다. 그래서 가을 햇볕을 쬐 체내 비타민D를 만드는 것은 태양을 아주 적게 쬐는 직업을 가진 회사원들이나 학생들에게 필수적이다.
비타민 D가 결핍될 경우 뼈의 성장에 커다란 장애를 일으키는데,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머리, 가슴, 팔다리뼈의 변형과 성장 장애를 일으키는 후천성 구루병, 현기증 등이 있다.
뼈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D를 만들기 위해 하루 30분~1시간 동안 햇볕을 쫴 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점심 후 30분 정도 산책을 하면 하루 권장량에 해당하는 비타민D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 우울증 예방에 좋다.
계절성 우울증은 계절적인 흐름을 타는 우울증으로, 가장 많은 형태로는 겨울철 우울증이 있다. 겨울철 우울증은 가을과 겨울에 우울증상과 무기력증이 나타나는 등 증상이 악화되다가 봄과 여름이 되면 증상이 나아지는 특징이 있다.
겨울철 우울증은 일조시간 부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런 계절성 우울증에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뿐만 아니라 하루 30분 이상 밝은 빛을 쪼이는 광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 체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외부로부터의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한 인체 방어시스템을 면역력이라고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 등의 작은 질병에서부터 크게는 암까지도 발생할 수 있어 면역력 강화는 매우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에는 몸에 좋은 보양 음식을 먹거나, 질환에 맞는 약을 복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또 한 가지 손쉬운 방법이 바로 햇볕을 쬐는 것이다.
햇볕을 받으면 피부의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액 공급이 원활해지고, 이 때문에 혈액 속 백혈구들의 기능이 활발해져서 인체 저항력이 강화된다고 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최소 한번 점심시간을 이용해 따스한 가을 햇볕을 받는 여유를 가진다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것도 어려우면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불어오는 가을바람과 햇살을 느끼며 차 한 잔의 여유는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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