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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시어머님과 함께 한 가을나들이

by *저녁노을* 200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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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과 함께 한 가을나들이

 

높푸른 하늘을 타고 날아오는 가을은 아름답기만 한 계절, 신종 인플루로 인해 가을이면 열렸던 각종 축제들이 취소(세계 유등축제)되거나 축소(개천예술제)되었습니다. 한참 북적여야 할 요즘 도심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시어머님이 집에 계시니 마음 놓고 외출도 하지 못하는 휴일 갑갑한 마음에

“어머님! 우리 놀러 갈까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어딜 가. 너희끼리 갔다 와.”

“00이 오늘 나팔(트럼펫) 불러갔어요. 구경이나 가요.”

“그럼 그럴까?”


전국문화예술제의 효시인 제59회 개천예술제에는 서제, 개제식, 예술문화행사 등 7개 부문에 58개의 행사가 다채롭게 준비되었지만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국민건강이 우선되어 서제, 개제식, 예술경연부문의 행사만 열리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관악 경연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갔지만, 안으로 들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여보! 많이 기다려야 하는데, 어디 갔다 올까?”

“어머님 때문에 어딜 갈 수 있나?”

“가까운 남강변에 가 보자!”

“알았어.”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려가니 아름다운 강변에는 많은 사람이 나와 휴일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어머님! 저기 봐요. 대나무 숲에서 걸어갈 수 있겠어요?”

“한 번 걸어보지 뭐.”

“가실 수 있겠어요?”

“거기는 못가 것 나!”

천천히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사각사각 바람 소리에 숲은 숨을 쉬며 향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어머님! 심호흡을 크게 해 보세요. 너무 좋아요.”

“내 생전에 이런 구경 처음 하네.”

대나무 숲으로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머님! 기분 좋으세요?”

“응. 좋다.”

일주일 내내 가족들이 모두 학교와 일터로 나가고 난 뒤 혼자 시간을 보내셨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이 즐거우신 표정이었습니다. 젊어서 오직 자식위해 다 내어주고 남은 건 아픈 곳 밖에 없으신 83세의 노모십니다.


햇살이 곱게 부서지는 남강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았습니다. 미리 싸간 달콤한 과일을 깎아 먹으며 소풍 나온 어린아이마냥 가을을 즐겼습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강물 속에 나무가 들어 있고 하늘이 들어 있어 자연이 하나가 된 풍경이었습니다.




























 

촉석루에도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기분 좋아하시는 시어머님, 온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며 보내는 휴일은 행복 그 자체로 마음이 맞는 사람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다면 손을 잡지 않아도 따스한 온기가 가슴으로 느껴져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은 시간이었기에 욕심 없는 마음으로 행복을 채우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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