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09. 11. 3. 08:37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엄마 생각하는 효자


 

어제 아침 출근길, 내 머리 위에서 까마귀가 울어댑니다. 습관처럼‘퉤퉤’ 침을 뱉으며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래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까마귀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입니다. 아마도 까마귀의 생김새와 색깔 탓인 듯한데,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까마귀의 실상은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까마귀는 지구에서 그 어떤 새보다도 머리가 좋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까마귀를 한자로 반포조(反哺鳥)라 불렀는데 그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옛날 옛적에 한 할아버지가 길을 가다 우연히 까마귀 둥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그곳에는 늙고 병든 모습의 어미 새가 있었는데, 새끼들이 그 어미를 위하여 먹이를 물어다 입에 넣어 주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할아버지는 까마귀가 “쇠약해진 부모를 위해 자기는 먹지 않고 온갖 정성을 다하여 부모를 봉양하는 효도의 새”라는 것을 깨달았다.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고사성어도 이 이야기와 관련되며, 그 뜻인즉 반포(反哺)는 입에 물어다 어미에게 준다는 뜻이고 지효(之孝)는 효도한다는 뜻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으로 효(孝)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부모를 폭행하는가 하면, 돈을 위하여 존속 살해도 마다하지 않는 패륜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TV 드라마에까지 부모를 폭행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영되는 걸 볼 때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시골에서 혼자 지내시다 거동이 불편하신 83세의 시어머님. 6남매 정성껏 키우시느라 젊음 다 바치고 이제 이빨 빠지고 기운 없는 호랑이가 되어버려 우리 집으로 오신 지 한 달을 조금 넘겼습니다.


퇴근을 해 집으로 들어서니 온 종일 혼자 계시던 시어머님이 나를 반깁니다.

“오늘은 늦었네.”

“네. 시장 좀 들렀다 왔어요.”

얼른 뚝딱뚝딱 맑은 도마 소리를 내며 생태 국을 끓여 저녁을 먹었습니다.

다 먹고 나니 들어서는 남편이

“여보! 나 10시 50분까지 시외버스터미널로 나가야 해.”
“왜? 어디가?”
“아니, 00이가 또 뭘 보냈나 봐. 찾으러 가야 돼.”

“뭘 또 보냈데?”
“응. 소꼬리라고 하더라.”
남편의 바로 밑에 동생인 인천삼촌은 천하에 없는 효자입니다.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찌나 지극한지 우리는 흉내도 못 낼 정도니 말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남편의 얼굴은 꽁꽁 얼어서 들어왔습니다.

“우와! 정말 날씨가 장난이 아니네.”
4시간을 달려 우리 손에 들어 온 박스를 얼어보니 소꼬리, 생고기, 팽이버섯, 회, 파김치, 소금까지 들어 있는 게 아닌가.

가만히 보니 식당에 갔다가 먹어보고는 맛있어 엄마생각이 나 보내온 것 같았습니다. 쇠고기를 구워먹을 때 기름덩어리와 잘 익은 파김치까지 들어있는 걸 보니 말입니다. 무얼 먹다가도 맛있으면 엄마부터 떠올리는 분이니 효자가 따로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어머님! 일어나서 회 드세요.”
“이 밤중에 회가 어디서 났어?”
“인천 삼촌이 보내왔네요.”

“.............”
“어머님 덕분에 우리도 잘 먹을게요.”

“그래. 너희들도 어서 먹어라.”

“네.”

부드러운 회를 초장에 찍어주니 참새마냥 입을 벌리시고 잘 받아먹는 어머님이십니다.


이렇게 동생들이 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오기에 늘 흐뭇한 내가 됩니다. 국물만 있으면 밥 한 그릇 잘 드시는 어머님이기에 소꼬리 푹 고아 놓으면 며칠은 걱정 없을 것 같습니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불행을 불러온 게 아니라, 행운을 불러왔다는 느낌이었고, 인간의 본성이 나날이 쇠퇴하고 있는 요즘, 엄마를 끔찍히 생각하는 삼촌을 통해 효(孝)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하루가 됩니다.


삼촌!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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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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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음.. 역시 오늘도 배우고 갑니다..

    부모님에 대한 효.. 말 한마디..

    행복하세요...

    2009.11.03 10: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너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웃사랑은 커녕 제부모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는 시대에
    너무 행복하신분들이군요..
    돌아가신 아버님과 아직도 자식걱정에 노심초사하는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전화라도 드려야겠군요
    너무 감사합니다 *^^*
    행복한 가정에 사랑이 충만하시기를.....

    2009.11.03 10: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기족분들이 다들 지극정성이시네요..
    어머니께서..좋아하시겠습니다.
    추워진 날씨...건강유의하세요~^^

    2009.11.03 1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겨울이라기보다는 어설픈날씨입니다.
    갑자기찾아온 한파 감기 조심하시고요...오늘도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2009.11.03 1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정말 훈훈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져와요 ^^
    이런 가족이라면 겨울도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09.11.03 1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11월 행복하게 맞으셨는지요^^*
    행복한 가족들의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고운날 입니다^^*

    2009.11.03 12: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정말 따뜻한데요.. 엄마가 여태껏 그래왔듯이 이젠 자식들이 보살피고 생각해주네요..
    갚아도 갚아도 엄마에게는 다못갚는다고.. 저도 이젠 엄마생각을 조금씩하게되고..맛난거 먹을때 생각나고 그러네요..인천삼촌.. 멋져요~

    2009.11.03 12:20 [ ADDR : EDIT/ DEL : REPLY ]
  9. 가슴이 따뜻해지는 훈훈한 가족이야기
    살짝 엿보고 가는 제 기분도 덩달아 좋아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09.11.03 13:24 [ ADDR : EDIT/ DEL : REPLY ]
  10. 멋진 가족들입니다.^^;
    시어머님도 흐뭇해하셨을 거 같습니다.
    항상 얘기만 듣고 제대로 못하는 저는 반성 좀 해야겠습니다.

    2009.11.03 13: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어머님은 정말 행복하신 분인 듯 합니다. ^^
    부모님이 연세가 점점 많아지니 맛있는 음식이나 좋은 곳엘 가면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저의 시어머님은 아니시지만)어머니,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2009.11.03 13:51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정말 훈훈한 글입니다~
    형제간에 우애가 이렇게 깊으시니...
    보는 저도 즐겁습니다^^*

    2009.11.03 14:11 [ ADDR : EDIT/ DEL : REPLY ]
  13. 형제애가 좋으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ㅎㅎ

    저는 외아들인지라...ㅡㅜ

    저 혼자서라도 남들 못지 않게 부모님께 잘해드려야겠습니다

    2009.11.03 14: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아이고 오늘 댓글 안 달아져 쌩고생~Ddos공격 이라니
    이젠 낳아 졌네요 ㅎㅎ 암튼 추운날 훈훈날 글 보고 갑니다^^

    2009.11.03 19:28 [ ADDR : EDIT/ DEL : REPLY ]
  15. 역시 가족이에요
    훈훈한 정이 이곳까지 배달되어
    가슴이 따뜻합니다.

    2009.11.03 20: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훈훈한 정이 느껴집니다..
    효자자식을 둔 부모님은 정말 행복한 분 같으십니다..^^*
    추운 날씨 좋은 시간이 되세요..^^

    2009.11.03 20: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노을님 간만에 다녀갑니다
    일을 하느라 밤까지 하니 ..조금 버겁네요 ㅎㅎ
    자주 오도록 할게용....

    2009.11.03 21: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늘 멋진 분이시구나 했더니 더욱 좋으신님이네요 ^^ 보는제가 행복합니다 ^^

    2009.11.03 21: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본받을만한 가족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하루 맞이하세요.

    2009.11.04 07:48 [ ADDR : EDIT/ DEL : REPLY ]
  20. 오래전에 본 어떤 글이 생각나네요.
    옛날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조선시대의 인물로 기억합니다..가물가물..) 하루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좋~은 홍시(였던거 같습니다)를 먹었답니다. 그 순간 그것을 좋아하는 어머니 생각이 나 몰래 몇개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며 어머니를 부르는데 방안이 캄캄...
    하... 그제서야 어머니께서 몇 해 전에 돌아가신 것이 기억나 눈물을 흘렸다던 그런 이야기.....

    2009.11.04 11:20 [ ADDR : EDIT/ DEL : REPLY ]
  21. 와우 저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내요 잘읽고 갑니다~

    2009.11.05 20: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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