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6. 4. 05:47

6.2 선거, 당선을 기원하는 마음들
 

6. 2 선거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끌벅적합니다. 엄중한 민심을 어떤 식으로든 수용하고 수렴하는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움직임으로 이미 여당 대표가 사퇴하고 대통령실장이 사의를 표한 만큼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세상을 바꾸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도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은 그 어떤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는 큰 바윗돌이었습니다.

‘1번으로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 된다.’는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고정관념을 이번에도 깨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남편이 이번 도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정치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겐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말이었습니다.

“정치판에 나가려면 나와 이혼도장 찍고 해!”

너무 단호했기에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다가 접수 마지막 날 일방적인 통보로 후보자에 등록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평소처럼만 하면 돼. 혼자 다 할게.”

“...............”

14일 만에 유권자에게 후보자를 알리는 일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새벽같이 나가는 남편이었지만 싸늘한 냉기만 돌 뿐이었습니다. 뭘 어떻게 하는지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처럼 의지하던 시누이한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래도 네가 그러면 되나? 이왕 등록 했으니 마음 풀어.”

“남자가 꿈 한 번 이뤄보겠다고 하는데 말이야. 사무실에 나가 봐.”

그러시면서 훌쩍훌쩍 눈물까지 보이십니다. 자신의 일들을 다 팽개치고 나온 선후배, 친구들 모두 자원봉사를 하는데 ‘왜 형수님은 안 보여?’라는 말까지 들린다고 해 할 수 없이 선거 사무실로 나가 보았습니다. 바삐 돌아가는 분위기에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내 몸에 맞지 않는 갑옷을 걸치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왕 하는 것 마음을 고쳐먹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서서 명함도 돌리고 지인들에게 전화도 걸고, 유세차량도 따라다녔습니다. 늦은 출발을 하였기에 남편은 대로에 시민을 섬기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하루 12시간 식 3천 배를 매일같이 혼자 서서 큰절을 올렸습니다. 시끌벅적한 유세군 하나 없이 혼자 절을 올리자 하나 둘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너무 진솔해 보인다.’

‘저렇게 큰절을 하고 무릎이 괜찮을까?’

어느새 남편은 ‘큰절하는 도의원 후보’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학생,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음료수를 사다 주기도 하고 무릎이 아플 것이라고 방석을 가져다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남편이 여태 지내온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하였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줄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가장 가까이 지내는 한 친구는 아내에게 모든 사업을 맡기고 남편을 따라다니며 찬조연설을 해 주었습니다. 평소 이벤트 회사를 다니면서 사회를 보고 있고 또,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자원봉사도 많이 하시는 분입니다. 바로 그분이 그린 그림이 출입구에 걸려 있었습니다.
3만명이 응원을 하며 당선을 기원하는....




그리고 선거가 있는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남편이 나를 부릅니다.

“여보!  이것 봐! 이게  뭐야?”
“왜?”
“발바닥 한 번 봐.”

남편의 두 발에는 ‘축 당선’이라는 글자가 써져 있었습니다.

“딸이 그랬나 보다.”

“잠에 취해서 써는 것도 몰랐어.”

우리의 말을 듣고 잠결에 눈을 비비며

“아빠 파이팅^^”라고 합니다.



환갑이 가까운 올케에게서, 지인에게서 많은 위로의 문자도 받았습니다.



또 아내인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아침마다 끓여주는 전복죽에 완두콩으로 글자를 넣어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벽은 넘지 못하였습니다.

남편은 김두관 도지사님과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 왔습니다.

“여보, 힘내.”

“괜찮아. 도지사(김두관)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워. 내가 된 것보다 더 기뻐.”

계란으로 바위를 깨야 하는 게 서부 경남의 정치판입니다. 그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하나 둘 던져온 계란이 세월이 흐르다 보니 아주 작은 구멍이라도 뚫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언젠가 ‘1번으로 아무나 나서도 당선된다.’는 말이 사라지겠지요. 아마 그럴겝니다. 그래도 이번 선거에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보내는 그 마음 너무 고맙게 느껴집니다.
살아가면서 그 은혜 두고두고 갚으며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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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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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낙선되어서 아쉽군요~
    앞으로 더 큰 발전을 기원해요~

    2010.06.04 09: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소나무

    맘 고생이 심하셨겠습니다.
    이젠 훨훨 털어내시길..^^

    2010.06.04 09:22 [ ADDR : EDIT/ DEL : REPLY ]
  4. 빛그림자

    1번...작대기만 꽂으면 된다는 표밭이지요.
    쩝~~

    2010.06.04 09:22 [ ADDR : EDIT/ DEL : REPLY ]
  5. 아쉽지만, 앞으로 더 큰 발전 기원합니다.

    2010.06.04 09: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노을님 그런사연이 있었군요. 노을님도 노을님 남편분도 모두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다음엔 아마 잘 되실거에요 ^^

    2010.06.04 09: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지난번에 포스팅하셨던 선거사무실 이야기가 남편분의 이야기였군요.
    대단하고 용기있는 도전을 하신 남편분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결과가 좋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저는 저녁노을님의 남편분이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네요.
    힘내시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2010.06.04 1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수고많으셨네요^^.. 푹 쉬시고~ 화이팅입니다^^

    2010.06.04 11:35 [ ADDR : EDIT/ DEL : REPLY ]
  9.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다음 선거에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2010.06.04 11:55 [ ADDR : EDIT/ DEL : REPLY ]
  10. 수고하셨어요^^
    자랑스럽고 멋있는 남편분이 있어서 좋을것 같아요^^

    가족의 힘과 사랑이 당선보다 더욱 행복할 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힘내서 파이팅^^

    2010.06.04 1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이번 선거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준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0.06.04 12: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빠쁘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이제 선거도 끝이났으니 조금이라도 푹 쉬셔야겠습니다.

    다음에 또 도전하신다면 좋은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2010.06.04 13: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와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저녁노을님의 남편분 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많은분들은 기억하실겁니다.
    용기있는 도전과 아름다운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__)

    2010.06.04 1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아이구.. 정말 고생 많으셨겠어요.
    저도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당선 되는 사람이 있으면 낙선하는 하사람도 있는거죠.ㅎ
    선거 끝났으니 건강챙기시며 휴식을 가지시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수고하셨습니다.

    2010.06.04 14: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노을님 남편께서도 이번에 선거를 하셨군요!
    현실 정치에 참여를 결심하는 것이 쉬운 결정이 아닌데
    본인도, 가족도 훌륭하십니다!
    다음에는 꼭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10.06.04 14: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처음 알았네요...
    결과가 좋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보다 행복한 가정이 있으니 든든하시겠어요^^
    건강과 가족이 있어야 기회도 또 있으니 말입니다^^

    2010.06.04 15: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2010.06.04 16: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에고...몰랐네요...정말 고생많으셨겠어요...

    이번에는 낙선하셨지만 다음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2010.06.04 19:18 [ ADDR : EDIT/ DEL : REPLY ]
  19. 선거활동기간에도 꾸준하게 글이 올라와서
    상상도 못하였는데....
    많이 바쁘셔겠어요!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십시오!
    고생많으셨습니다!

    2010.06.04 19: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진주시민

    우연히 들럿는데 .. ㅋ

    2010.06.09 23:32 [ ADDR : EDIT/ DEL : REPLY ]
  21. 日輝

    노을 님이 고향 분이이기도 하구,
    가족들과 특히 시어머님 향한 노을 님의 이쁜 맘에 감읍하야
    가끔 노을 님 블로거에 들러곤 했답니다.

    그런데 부군께서 지난 지방 선거에 출마하셨군요...

    이름을 보니 귀에 익은 이름이네 했다가...
    사진을 보니 졸업 이후 자주 보진 못했지만 기억이 나는구먼요...

    부군하고 중학교 동기지 싶네요잉.
    영화가 그려 준 삽화도 올려져 있기도 하구요.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곤 진주를 떠나 살아서리...

    김두관 지사도 땅날 아성을 뒤집었고,
    예전 박통 시절에도 서부 경남 야당 당선자가 나온 곳 아닙니까?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계속해 온 것 같군요.
    다음에 또 출마 기회가 된다면 그 땐 기회가 되겠지요.

    건승을 빕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2010.06.25 15:39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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