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뽀얀 억새가 춤추는 황매산으로 떠나보자!
우리나라의 가을은 참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하늘은 어느 때보다 눈부시게 푸르고, 너른 들판은 곱디고운 황금빛으로 물이 듭니다. 산과 나무는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마치 온 세상이 화려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듯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순간은 더없이 짧은가 봅니다. 짧을수록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일까요? 가을날의 화려한 축제는 진한 쓸쓸함과 외로움을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헛헛한 마음에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눈물 한두 방울 흘려도 어색하지 않은 계절이 바로 가을입니다. 그래서 가을은 누구든 시인으로 만드는 마법의 계절인 듯싶습니다.
며칠 전, 중간고사를 마치고 마음 통하는 이와 오후 산행을 하였습니다. 간단하게 모여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배낭을 메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차를 몰고 황매산으로 향하였습니다.
태백산맥(太白山脈)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고려 시대 호국 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서 경남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 산 1번지의 황매봉을 비롯하여 동남쪽으로 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 울 만큼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 풍경이 활짝 핀 매화 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이 들어 황매산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전체적으로는 풍요로움을 상징하며 누구라도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하여 예로부터 뜻있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는 곳입니다.
오후에 출발한 탓에 중턱 철쭉축제장까지 차를 가지고 갔습니다. 황매평전(정상 바로 아래 넓게 펼쳐진 고원)은 봄이면 철쭉으로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찾는 이들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올 정도이며, 황매산 철쭉은 지리산 바래봉, 소백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철쭉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목장을 하려다가 그만두었기에 나무가 없고 그 자리에 철쭉이 서 있는 이유라고 합니다.
다른 산은 힘들게 올라가야 경치를 즐길 수 있는데 황매산은 올라가는 내내 경치를 즐기느라 눈을 뗄 수가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봄이 아닌 가을에는 아름다운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억새들이 황매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고 있었습니다.
억새 위로 바람이 불고 그 밑엔 구절초 쑥부쟁이가 숨어 있었습니다.
봄마다 분홍빛으로 물들었을 고원은 이제 억새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가 가을 정취를 물씬 풍겨주었습니다.
멀리는 지리산 천왕봉과 웅석봉, 필봉산 그리고 왕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정상에 서면 합천호반과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이 굽이굽이 내려다보입니다.
★ 황매산 가는 길
▶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산청IC→차황면(국도 59번)→신촌마을→황매산
▶ 국도3호선 : 산청읍→차황면(국도59번)→신촌마을→황매산
★ 등산코스
▶ 주코스:상법마을→배내미봉(1.2㎞)→천왕재(1.5㎞)→황매산(2.8㎞)→임도교차점(1.5㎞) →상중마을(2.5㎞)
▶ 천왕재코스:상법마을→천왕재(1.7㎞)→황매산(2.8㎞)→임도교차점(1.5㎞)→신촌마을(4.7㎞)
▶ 철쭉군락지코스:신촌마을→영화세트장(1.7㎞)→ 황매산(1.6㎞)
산행 내내 풍경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기술이 모자라 눈으로 본 모든 걸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그저 아쉽기만 합니다.
이번 주말,
이른 새벽 서둘러 길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가을 정취를 가득 품고 있는 곳으로...
쓸쓸한 가을밤이 더 깊어지기 전에...
외로움이 더 깊어지기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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