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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방학 동안 머리 염색 어떻게 생각하세요?

by 홈쿡쌤 201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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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머리 염색 어떻게 생각하세요?



 

친구와 함께 약속을 잡았는데 갑자기 다음으로 미루자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왜? 무슨 일이야?”
“응. 상훈이 담임이 좀 보자고 하네.”

“또 일 저지른 거야?”
“아니야. 그건.”
“알았어. 그럼 내일로 미루지 뭐.”


학부모로서 학교에서 선생님이 부른다고 하면 간이 콩알만 해지는 게 엄마의 마음입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방학 동안의 머리 염색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곧 고3이 될 텐데 이제 열심히 마음잡고 공부나 좀 열심히 해 줬으면 하는 게 또 엄마의 욕심입니다. 그런데 녀석이 방학하고 미장원에 가서 머리에 빨간 염색을 하고 왔다고 합니다. 통제도 되지 않고 말도 잘 듣지 않아 포기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좀 뵙고 싶다고 한다는 것.

한걸음에 달려갔더니

“상훈이 머리 좀 어떻게 해 보세요.”
“사실, 통제가 안 됩니다. 엄마 말도 안 듣고.”

“그래도, 누구나 다 하고 싶어 하는데 상훈이만 봐 줄 수 없지 않습니까?”

“...................”

해답도 드리지 못하고 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만 숙이고 있다가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상훈이 보충수업을 시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야 보충수업 하지 않으니 룰루랄라 더 신이 나하겠지만, 그 시간마저 그냥 넘겨버린다는 게 엄마로서 얼마나 속이 탄 일일지 뻔 한일이었습니다.

“미장원에 가자.”

“엄마! 방학 동안만이라도 좀 자유스럽게 해 주면 안 돼!”

“내가 나쁜 짓을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네 맘대로 해! 엄마는 모르겠어.”

“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공부할게요.”






그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중 3인 아들 녀석이

“엄마! 머리 염색 좀 해 줘!”
“뭐? 뭔 염색을 한단 말이야? 그리고 염색약은 어디서 났고?”
아들 녀석은 친구들을 우리 집으로 데려와 염색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야! 그러다 엄마들한테 혼나면 어떻게 해?”
“왜 혼이나?”
“학생들이 머리 염색이나 한다고 말이야.”
“나야 모르지. 혼이 나도 지네들이 나겠지.”

“우리 아들은 엄마한테 물어보고 한다고 기다린 거야?”
“염색은 처음이잖아. 허락은 맡아야 할 것 같아서.”


곧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입니다. 지원한 학교는 사립으로 두발단속이 심합니다.

“엄마! 좀 있으면 빡빡 밀어야 하잖아! 딱 한 번만 하게 해 줘. 응? 응?”

없는 애교까지 부리는 녀석입니다.
친구일도 있고 하여

"근데 무슨 색이야?”

"아이들이 많이 하는 갈색!" 
알았어. 갖고 와 봐! 엄마가 해 줄게."

“우와! 우리 엄마 웬일이래? 정말 쿨 하다!”

“오예!~ 감사합니다.”

신문지로 덮어 옷에 튀지 않게 하고 곱게 빗질을 해 주었습니다.

20분 후에 머리를 감고 나오는 아들은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우와! 아까 친구들 보다 더 멋지게 나왔어.”

“맘에 들어?”
“엄청 맘에 들어요.”

“다행이네.”
“더 열심히 공부할게요.”
“그래.”

염색약 6천원으로 4명이 멋쟁이(?)가 되었습니다.
 

원래 아이들에게 억지로 구속하면 더 용수철처럼 튀고 싶은 청개구리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한 달 정도 되는 기간에 하고 싶은 자유 만끽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직접 염색을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학생 본분을 잊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말입니다.


한창 멋 부리고 싶은 게 청소년 시기이니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받아준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세상 밖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층 더 가벼워져 있는 느낌이었답니다.


학생들의 방학 동안 머리 염색!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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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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