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1. 1. 12. 06:31

방학 동안 머리 염색 어떻게 생각하세요?



 

친구와 함께 약속을 잡았는데 갑자기 다음으로 미루자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왜? 무슨 일이야?”
“응. 상훈이 담임이 좀 보자고 하네.”

“또 일 저지른 거야?”
“아니야. 그건.”
“알았어. 그럼 내일로 미루지 뭐.”


학부모로서 학교에서 선생님이 부른다고 하면 간이 콩알만 해지는 게 엄마의 마음입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방학 동안의 머리 염색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곧 고3이 될 텐데 이제 열심히 마음잡고 공부나 좀 열심히 해 줬으면 하는 게 또 엄마의 욕심입니다. 그런데 녀석이 방학하고 미장원에 가서 머리에 빨간 염색을 하고 왔다고 합니다. 통제도 되지 않고 말도 잘 듣지 않아 포기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좀 뵙고 싶다고 한다는 것.

한걸음에 달려갔더니

“상훈이 머리 좀 어떻게 해 보세요.”
“사실, 통제가 안 됩니다. 엄마 말도 안 듣고.”

“그래도, 누구나 다 하고 싶어 하는데 상훈이만 봐 줄 수 없지 않습니까?”

“...................”

해답도 드리지 못하고 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만 숙이고 있다가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상훈이 보충수업을 시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야 보충수업 하지 않으니 룰루랄라 더 신이 나하겠지만, 그 시간마저 그냥 넘겨버린다는 게 엄마로서 얼마나 속이 탄 일일지 뻔 한일이었습니다.

“미장원에 가자.”

“엄마! 방학 동안만이라도 좀 자유스럽게 해 주면 안 돼!”

“내가 나쁜 짓을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네 맘대로 해! 엄마는 모르겠어.”

“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공부할게요.”






그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중 3인 아들 녀석이

“엄마! 머리 염색 좀 해 줘!”
“뭐? 뭔 염색을 한단 말이야? 그리고 염색약은 어디서 났고?”
아들 녀석은 친구들을 우리 집으로 데려와 염색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야! 그러다 엄마들한테 혼나면 어떻게 해?”
“왜 혼이나?”
“학생들이 머리 염색이나 한다고 말이야.”
“나야 모르지. 혼이 나도 지네들이 나겠지.”

“우리 아들은 엄마한테 물어보고 한다고 기다린 거야?”
“염색은 처음이잖아. 허락은 맡아야 할 것 같아서.”


곧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입니다. 지원한 학교는 사립으로 두발단속이 심합니다.

“엄마! 좀 있으면 빡빡 밀어야 하잖아! 딱 한 번만 하게 해 줘. 응? 응?”

없는 애교까지 부리는 녀석입니다.
친구일도 있고 하여

"근데 무슨 색이야?”

"아이들이 많이 하는 갈색!" 
알았어. 갖고 와 봐! 엄마가 해 줄게."

“우와! 우리 엄마 웬일이래? 정말 쿨 하다!”

“오예!~ 감사합니다.”

신문지로 덮어 옷에 튀지 않게 하고 곱게 빗질을 해 주었습니다.

20분 후에 머리를 감고 나오는 아들은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우와! 아까 친구들 보다 더 멋지게 나왔어.”

“맘에 들어?”
“엄청 맘에 들어요.”

“다행이네.”
“더 열심히 공부할게요.”
“그래.”

염색약 6천원으로 4명이 멋쟁이(?)가 되었습니다.
 

원래 아이들에게 억지로 구속하면 더 용수철처럼 튀고 싶은 청개구리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한 달 정도 되는 기간에 하고 싶은 자유 만끽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직접 염색을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학생 본분을 잊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말입니다.


한창 멋 부리고 싶은 게 청소년 시기이니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받아준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세상 밖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층 더 가벼워져 있는 느낌이었답니다.


학생들의 방학 동안 머리 염색!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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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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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 적극 찬성입니다.
    밖에서 너무 관대한 일들은 집안에서 단속해주어야 하고
    밖에서 너무 엄격한 일들은 집안에서 풀어주면 좋은것 같아요.

    나이들어 지난날을 돌이켜보았을때 그때에만 할 수 있었던 일들을 못했다라고 생각되면
    많이 아쉽게 되조.
    그리고 사회생활 하게 되면 스스로 알아서 적절히 조절하게 될 터이니
    과도하지만 않는다면 '허락맞고 하겠다는' 자녀분이 보기 좋으네요.^^;

    2011.01.12 11: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참 해보고 싶은게 많은 시기이지요.
    무조건 안된다 할 수도 없고...
    전 아드님을 제일 잘 아시는 노을님의 판단을 지지합니다.
    ^^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11.01.12 12:22 [ ADDR : EDIT/ DEL : REPLY ]
  4. 까시

    하고 싶다면 해 줘야죠....머
    아이들도 기분 전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1.01.12 12:55 [ ADDR : EDIT/ DEL : REPLY ]
  5. 너무 촌스러운 색만 아니면 적당한 염색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요새 염색하고 싶은데...

    왠지 안 좋은 머리결 더 상할 까봐 자제중입니다^^

    2011.01.12 12: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혜진

    전 찬성입니다.^^
    그리고 노을님께서도 아드님의 그 마음을 이해해 주심이 제가 다 감사하네요..^^
    방학인데.. 잠시 나의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바꿔보는 것도 좋단 생각입니다.
    기분전환에도 좋구요..^^

    몰래 하는것 보단.. 약속과 함께 당당히 해달라 하는 아드님 멋집니다.^^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2011.01.12 13:02 [ ADDR : EDIT/ DEL : REPLY ]
  7. 역시 멋쟁이 엄마시구먼요.
    아이들 저렇게 하고 싶어 하면 한번은 해보고 나서
    후회를 해도 해야죠.^^

    2011.01.12 13: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괜찮은 것 같은데요~
    너무~심하지만 않으면요...
    어느 정도 개성을 표현 하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드님을 많이 이해해주시는 어머님이세요~+_+
    위의 의견은 지금의 제 생각이구요;;;
    막상 그렇게 두 딸들이 말하면;;;그때는 잘 모르겠습니다.^^;;

    2011.01.12 14:58 [ ADDR : EDIT/ DEL : REPLY ]
  9. 저는 방학이고 학기 중이고 머리를 기르든지 파마를 하든지 염색을 하든지
    애들 마음대로 나뒀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통제와 관리의 효율성 때문에 두발단속하는 거지,
    학생을 위한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2011.01.12 15: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아..염색을 하셨군요.. 전 할 줄 몰라서 안 합니다. ㅜㅜ

    2011.01.12 16: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정말 잘하셨어요. 멋지세요.
    저도 돌이켜보면 그때 막 발산하고 했어야하는데 ㄱ
    걸 못해 무척 아쉽더라고요. ㅎㅎ
    생전 염색도 못했고요.
    지금에서는 무척 후회가 되네요. ㅎㅎ

    2011.01.12 16:43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정말 잘하셨어요. 멋지세요.
    저도 돌이켜보면 그때 막 발산하고 했어야하는데 ㄱ
    걸 못해 무척 아쉽더라고요. ㅎㅎ
    생전 염색도 못했고요.
    지금에서는 무척 후회가 되네요. ㅎㅎ

    2011.01.12 16:43 [ ADDR : EDIT/ DEL : REPLY ]
  13.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요? 후훗

    2011.01.12 16: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비밀댓글입니다

    2011.01.12 23:30 [ ADDR : EDIT/ DEL : REPLY ]
  15. 오전한시

    잘 대처 하셨네요. 하고 싶은 것을 반대 당하면 되려 기억의 한 구석에 남아 신경쓰여서, 날개 달린 마음으로 학습을 할 수 없게 되니깐요. 박수를 드립니다. 염색 결과도 좋게 나왔다고 하니 기쁜일이군요.

    2011.01.12 23:58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저두 괜찮다에 한표입니다. 방학이잖아요...하핫^^

    2011.01.13 15: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저두 괜찮다에 한표입니다. 방학이잖아요...하핫^^

    2011.01.13 15: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ㅎㅎ
    저도 예전에는 몇번했었는데...

    머리결도 상하고 염색약이 강하니 머리도 아프고..-ㅁ-;;;

    결국 나중에는 안하게 되더군요

    염색자체는 나쁜거아니니까..

    괜찮지않을까요^^

    2011.01.16 08: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저 역시 무조건 못하게 막거나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기 보다는 쿨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도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때문에 저녁노을님의 선택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2011.01.18 21: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이십대입니다

    저도 학창시절 염색이나 머리손질을 너무나도 하고싶었지요
    그당시에 한창 바람머리란게 유행했을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하고싶던지...
    이십대인 지금은 참 이상하게 어른됬다고 학생들 머리 보면 혀를 끌끌 차게되네요
    참 아이러니 합니다 하지만 요 포스트를 보니
    적어도 방학동안만이라도 학생들의 자유를 허락할순 있을거 같네요
    그저 머리인걸요^^ 노랑색만 아니면 ㅋㅋㅋ괜찮을거 같아요
    그저 건강하고 예의바르게만 크면 되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문화를 접하다 보니..겉모습은 그저 개성일 뿐이더군요~
    남을 배려하는 착한마음을 중점에 두고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1.01.18 22:07 [ ADDR : EDIT/ DEL : REPLY ]
  21. river

    제 엄마께서 어린 시절 제게 말씀하시더군요. "그 나이 아니면 못해본다. 실컷 해 봐라. 후회하지 않도록 맘껏 누려봐라. 지금 뿐이다."라고.. 그리고, 그때 노랑, 빨강, .. 브릿지 초록 까지 해 봤습니다. 그 이후 머리는 계속 검정을 유지합니다. 제 스스로 느낀 것은.. 다 해 봤는데 검정이 젤 어울리구나~로 담에 그만 뒀답니다.ㅎㅎ 그냥 맘가는대로 하게 두세요. 단 방학때만..^^

    2011.01.21 23:40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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