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날린 시어머님의 한마디 '욕봤데이~'


남편과 함께 시장을 보고 동서와 함께 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늘 시어머님만 따라다녔었는데 치매로 요양원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젠 제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속으로 '혹시 빠진 건 없나?' 신경 쓰이게 됩니다.

지리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수돗물이 꽁꽁 얼어 있어 이웃에 가서 물을 떠 와 떡국을 끓였습니다.




▶ 정성드려 만든 음식으로 사촌들이 와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 추위를 이겨보려고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 꽁꽁 얼어붙은 시냇가
하하 호호 밀어주고 당겨주며 아이들 웃음소리가 나야 할 냇가이지만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추위는 어느덧 사라져버리고 따뜻한 햇살과 바람이 뭍어왔습니다.
마치, 봄이 멀지 않은 것 처럼....

그렇게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고명 시누이도 와서 어머님을 찾아뵙고 아이들 용돈도 두둑이 주고 갔습니다.
그리고 동서들도 모두 친정으로 떠나고 어머님과 우리 가족만 남았습니다.
"여보! 당신 수고했어."
"아니야."
어머님 저녁을 챙겨 드리고 나서
"어머님! 기저귀 갈아 드릴까요?"
"아니다. 나 좀 일으켜 줘."
"네."
"내가 여기저기서 주는 돈을 침대 밑에 떨어뜨렸나 보다."
"침대 밑에 없는데."
어머님이 입었던 호주머니 속에서 봉투 몇 개가 나왔습니다.
"어머님! 이거요?"
"응. 이리줘 봐라."
"어머님. 이 돈 누가 줬는지 기억나세요?"
잊어버리지는 않으셨는지, 취직한 조카가 준 용돈, 사촌 조카들이 준 용돈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더니 흰 봉투 하나를 내게 내밀며
"이것으로 보약하나 지어 먹어라. 아프지 말고."
"아닙니다. 어머님. 괜찮아요."
"맨날 네가 고생이다. 욕봤데이~"
남편은 눈을 깜박깜박 거리며
"그냥 받아."
당신 마음 편안하게 받는 시늉을 하라는 말이었습니다.

비록 되돌려 드리긴 했지만,
10만 원은 100만 원 보다 더 기분 좋게 만들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즐겁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절증후군은 남편과 어머님의 말씀 한마디로 훅 날아가 버렸답니다.

어머님이 계시기에 우린 늘 행복하답니다.
건강하세요.
아니, 더 나빠지지만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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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신록둥이

    노을님 애 많이 쓰셨습니다.
    어머님 더이상 나빠지지 않어셨으면 좋겠습니다.
    방송도 보겠습니다~~

    2011.02.04 10:52 [ ADDR : EDIT/ DEL : REPLY ]
  3. 정말 그 한마디 말에 스트레스가 싹~ 풀리겠어요. 고생했다..욕봤데이~

    2011.02.04 11: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시어머니 건강이 걱정이겠네요.
    아무튼 고생많으셨네요.
    그래도 훈훈한 정이 있어 좋네요.

    2011.02.04 11: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세..상에..
    천사분이 여기서 살고 계셨군요..

    간병 아무나 하는거 아니라던데
    아..존경스러워요......

    아프신 어른에 제사까지....

    새해복 정말 많이 받으셔야해요!

    2011.02.04 11: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이렇게 항상 걱정해주시는 며느님이 계시니 오래오래 건강하실거에요.
    시어머님과 노을님의 도톰한 정이 느껴져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2011.02.04 11: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욕보셨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어머니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빕니다.
    남은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1.02.04 11:55 [ ADDR : EDIT/ DEL : REPLY ]
  8. 아무리 힘들어도 알아주는 이가 있으면 힘이 나죠^^
    노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히 오랫동안 맛있는 음식 보여주십시오^^

    2011.02.04 1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역시 좋은 며느님은 다르군요.
    명절 치르내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2011.02.04 16: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명절 치르시느라 욕많이 보셨습니다.
    즐거운 설연휴되세요.

    2011.02.04 16: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는 어렸을 때 욕봤다는 말 들으면서 왜 열심히 했는데 욕먹는걸까.. 라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2011.02.04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명절날에 정말 욕 보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평안한 일이 항상 가득하시길..

    2011.02.04 17: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명절 준비하신다고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말한디가 사람맘을 이렇게 행복하게 하나봅니다.

    2011.02.04 18: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차례상 차리는 것이 주부님들에게 너무나도 힘든 일이지요.
    그럼에도 묵묵히 그 일을 해내는 우리 어머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시어님의 진심어린 위로 한 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2011.02.04 19: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노을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지금은 편안한 연휴가 되고 계시겠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해는 더 멋진 일년이 되시고...더욱
    건강한 날들을 기원합니다...

    2011.02.04 19:50 [ ADDR : EDIT/ DEL : REPLY ]
  16. 작은 한 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
    명절 때 고생 많으셨죠? ^^
    얼마남지 않은 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어머님께서도 고생하시는 마음 다 아실겁니다 ~

    2011.02.04 20: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오히려 가족이라서 따뜻한 한마디에
    인색해지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식구도 누가 저한테 수고했다고 말 좀 해줬으면...ㅜ.ㅜ

    2011.02.04 2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서로 이런 배려에서 정이 생기는 거죠..
    명절이라도 모든 가정이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이제 몇일 안남은 명절..즐거운 시간 되세요~~

    2011.02.05 00:50 [ ADDR : EDIT/ DEL : REPLY ]
  19. 가족이라는 단어와 사랑앞에는 뭐든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아름다운 명절증후군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어르신의 빠른 쾌유를 기원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2011.02.05 03: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한마디 말이 정말 중요함을 느낄때가 많습니다.
    설 연휴에 힘들었을 울 마나님한테도..
    멋지게 한마디 날려줘야겠어요..^^.

    2011.02.06 0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많은 여성분들이 바라는 고부간이 아닐까 싶네요^^
    작지만 큰 행복..

    2011.02.08 11: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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