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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명절증후군 날린 시어머님의 한마디 '욕봤데이~'

by 홈쿡쌤 201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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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증후군 날린 시어머님의 한마디 '욕봤데이~'


남편과 함께 시장을 보고 동서와 함께 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늘 시어머님만 따라다녔었는데 치매로 요양원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젠 제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속으로 '혹시 빠진 건 없나?' 신경 쓰이게 됩니다.

지리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수돗물이 꽁꽁 얼어 있어 이웃에 가서 물을 떠 와 떡국을 끓였습니다.




▶ 정성드려 만든 음식으로 사촌들이 와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 추위를 이겨보려고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 꽁꽁 얼어붙은 시냇가
하하 호호 밀어주고 당겨주며 아이들 웃음소리가 나야 할 냇가이지만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추위는 어느덧 사라져버리고 따뜻한 햇살과 바람이 뭍어왔습니다.
마치, 봄이 멀지 않은 것 처럼....

그렇게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고명 시누이도 와서 어머님을 찾아뵙고 아이들 용돈도 두둑이 주고 갔습니다.
그리고 동서들도 모두 친정으로 떠나고 어머님과 우리 가족만 남았습니다.
"여보! 당신 수고했어."
"아니야."
어머님 저녁을 챙겨 드리고 나서
"어머님! 기저귀 갈아 드릴까요?"
"아니다. 나 좀 일으켜 줘."
"네."
"내가 여기저기서 주는 돈을 침대 밑에 떨어뜨렸나 보다."
"침대 밑에 없는데."
어머님이 입었던 호주머니 속에서 봉투 몇 개가 나왔습니다.
"어머님! 이거요?"
"응. 이리줘 봐라."
"어머님. 이 돈 누가 줬는지 기억나세요?"
잊어버리지는 않으셨는지, 취직한 조카가 준 용돈, 사촌 조카들이 준 용돈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더니 흰 봉투 하나를 내게 내밀며
"이것으로 보약하나 지어 먹어라. 아프지 말고."
"아닙니다. 어머님. 괜찮아요."
"맨날 네가 고생이다. 욕봤데이~"
남편은 눈을 깜박깜박 거리며
"그냥 받아."
당신 마음 편안하게 받는 시늉을 하라는 말이었습니다.

비록 되돌려 드리긴 했지만,
10만 원은 100만 원 보다 더 기분 좋게 만들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즐겁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절증후군은 남편과 어머님의 말씀 한마디로 훅 날아가 버렸답니다.

어머님이 계시기에 우린 늘 행복하답니다.
건강하세요.
아니, 더 나빠지지만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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