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이오는 소리 들어보세요.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심 속에 위치하는 진양호 양마산 산행을 하고 따뜻한 햇살이 유혹하는 주말 남편과 함께 추억의 장소를 다녀왔습니다.
금방 도착하는 진양호는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 옛날 우리가 맞선을 보고 난 뒤 첫 데이트 장소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잔잔한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고,
은은한 촛불이 있고,
심금 울려주는 노래가 흐르고,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
행복을 찾아 나선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 진양호를 오르는 길목에는 벌써 봄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꽁꽁 얼었던 땅을 뚫고 나와 활짝 핀 꽃을 봅니다.
▶ 움츠리고 있던 보리도 환한 미소를 띠며 파릇파릇 고개를 듭니다.
▶ 얼었다 녹았다 했기에 더 달콤할 것 같습니다.
▶ 쑥이 고개를 내밉니다.
▶ 목련도 꽃봉오리를 맺었습니다.
산자락을 따라 과수원의 매실나무에도 새싹을 피웠습니다.
봄은 우리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우리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봄은 찾아오는 법이라고 하더니,
이제 겨울의 자리에 봄이 움트려고 합니다.
겨우내 거칠고 메마른 바람만 불더니 마른 가지에도 물이 오르고 파릇파릇 새싹을 틔우는 것 같습니다.
까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침묵의 숲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밝은 햇살을 먹고 물기 머금은 숲에서 봄 향기가 스물 스물 기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 진양호
▶ 365 계단
▶ 얼어붙은 남강
▶ 남강에서 바라 본 저녁노을
서른넷, 서른셋, 노총각 노처녀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서로 눈빛만 보아도 행복하고, 손 깃만 스쳐도 사랑스러웠습니다, 설레임 가득 안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나왔을 때, 내가 몰고 갔던 차가 어찌 된 영문인지 펑크가 나 있어 얼마나 난감했는지 모릅니다.
당황만 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알아서 척척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워 보였고, 보기와는 다르게 차분하게 가까운 정비소로 몰고 가도록 하고, 펑크 난 타이어를 바꾸어 끼우고 집으로 몰고 가게 했던 추억의 장소였습니다.
차 한잔을 마시며
"우리가 언제 또 이런 시간 내 보겠어? 정말 좋다."
"그러게"
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한가한 시간 낸다는 건 쉽지 않기에 말입니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 그건 바로 우리의 마음이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행복함에 빠져들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하지말고 가끔 이렇게 뒤돌아 보며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의 여유 부리며 누린 추억 속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둘만의 추억을 가진 장소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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