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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상대를 그냥 꽃이나 날씨처럼 생각하세요.

by 홈쿡쌤 2011.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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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그냥 꽃이나 날씨처럼 생각하세요.



봄은 분명히 봄인데도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기만 합니다.
며칠 전, 늘 입었던 옷 벗어 던지고 하늘하늘 봄기운 낸다며 치마를 입고 출근하는 길이었습니다.
아침 먹은 밥상 치우고 설거지까지 하려니 바쁘기만 합니다.
"갔다 와서 하면 안돼?"
"퇴근하고 그릇 담가져 있음 신경질 난단 말이야."
"그럼 일찍 서둘던가."
그저 못마땅한 모양입니다.
엘리베이터를 눌러놓고 기다리고 서 있던 남편은
"아들! 빨리 안 나와?"
"아빠! 다 되어가요. 잠시만."
아들 녀석도 신을 신고 나섰다가 춥다며 두꺼운 목도리까지 챙겨 뛰어나옵니다.

눈치를 보며 엘리베이터에 오르면서
"우와! 춥다. 오늘도 많이 춥겠다."
"따뜻하게 입어야지. 듣기 싫어 죽겠네."
"................"
"그래 가지고 감기 들었네 어쩌네 하려고."
궁시렁 궁시렁 못마땅한 듯 내뱉기 시작합니다.
'아침부터 왜 저래?'
'따뜻하게 입고 나오지 그랬어."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하물며 아내에게 하는 말이 너무 억센 표현이라 마음에 걸렸지만, 속으로만 삼켜버렸습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또 까맣게 잃어버리고 지내다 집으로 들어서면 얄미운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다스려 볼까 싶어 이리저리 뒹구는 책을 하나 집어들었습니다.
내 마음을 어떻게 잘 표현하였는지......
읽고 또 읽었습니다. 






상대를 그냥 꽃이나 날씨처럼 생각하세요.

꽃은 피는 것도 저 알아서 피고, 지는 것도 저 알아서 지고
도무지 나하고 상관없이 피고 지잖아요.
다만 내가 맞추면 되요.
꽃 피면 구경 가고, 날씨 추우면 옷 하나 더 입고 가고
더우면 옷 하나 벗고 가고, 비 오면 우산 쓰고 가고...

- 법륜 지음, 『스님, 마음이 불편해요』중에서



법륜스님과의 즉문즉설을 엮은 책이었습니다. 괴로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법륜스님에게 털어놓은 첫 번째 고민은 ‘그 인간이 미워서 못살겠어요’라고 합니다. 우리들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이에게서 받은 상처는 오래오래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어차피 같이 살아야 할 부부이기에, 상대를 내식으로 변화시키려 애쓰기보단, 상대에게 나를 맞춰 보라고 합니다.

내 의견을,
내 취향을,
내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에 답답하고 화가 나고 괴롭고 슬픈 것이라는.....

별스럽게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울 뿐이었는데 말니다.
욕심이 너무 과한가요?





▶ 아파트 화단에는 동백꽃과 개나리가 활짝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이튿날, 토요일 오후 언제 그랬냐는 듯 손을 내밉니다.
"여보! 우리 산에나 갔다 올까? 오면서 쑥도 좀 캐고."
"그러지 뭐."
이런 게 부부인가 봅니다.


▶ 개불알꽃과 냉이꽃




파릇파릇 나무에도 물이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솔숲이었습니다.
사각사각 솔잎 부딪히는 소리와 은은하게 내뿜는 솔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였습니다.






진달래가 활짝 피었습니다.
"여보! 어서 와 봐!"
"어? 진달래가 벌써 피었네."









활짝 핀 진달래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에는 입술이 보랏빛이 되도록 꽃잎을 따서 먹기도 했었는데 말입니다.






▶ 오리나무

다른 나무들보다 먼저 푸른 물이 오르고 가지 끝에 주렁주렁 연두빛 꽃을 달았습니다. 오리나무는 남몰래 척박한 산을 기름지게 만든다고 합니다.

모든 식물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질소가 꼭 필요한데, 오리나무는 공기 중의 질소를 흡수하여 땅으로 가져다주고, 그 질소를 영양분으로 삼아 이웃 나무들도 무럭무럭 자라게 한답니다.
우리 주위에는 오리나무처럼, 주목받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마운 이웃으로 살아가는 건 어떨까요? 아니, 그저 사이좋은 부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계곡에 핀 버들강아지입니다.



연못에 햇살이 비춰지자 은빛으로 빛을 발합니다.



매화가 꽃망울을 머금고 있습니다.



푸른 보리밭입니다.
농부의 일손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남녘의 봄은 완연하였습니다.

닭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찾아오듯
아무리 꽃샘추위가 있어도 봄은 벌써 우리 가까이 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연에 취해 일주일의 피로,
남편이 준 스트레스 확 풀어 버리고
나란히 손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느듯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4월도 행복하게 맞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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