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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게으름의 종결자! 딸아이가 받은 최우수상

by 홈쿡쌤 201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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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의 종결자! 딸아이가 받은 최우수상


휴일, 대충 미뤄두고 다녔던 일들을 하나 둘 하기 시작합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맑은 도마 소리 내며 가족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해 두고는 일어나길 기다립니다.
맛있게 아침밥을 챙겨 먹고 고등학생인 두 녀석은 학교로 가 버리고 나면 우리 부부 둘만 남습니다.
빨래 세탁기 돌려놓고 설거지를 합니다.
TV 앞에 앉은 남편을 향해
"여보! 청소기 한 번만 돌려줘요."
"응. 좀 있다."
"아니. 지금....얼른!~"
목소리 톤이 조금 높아진다 싶으면 얼른 일어나는 남편입니다. 풉^^

여기저기 청소기의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밀고다니 더니 딸아이 방앞에서 멈춰섭니다. 
"에잇! 청소 안 해!"
"왜? 청소를 하다 말면 어떻게 해!"
"지저분하게 늘어놓은 것 좀 봐."
"치우고 밀면되지."
"당신이 버릇을 더럽게 들여서 그래."
"왜 또 내 탓이야."
"따라다니며 치워주니 그렇지."
 "요즘 애들 다 그렇지 뭐."
"그래. 죽을 때까지 따라 다니며 치워줘라."
"..............."
할 말이 없더군요. 할 수 없이 벗어놓은 옷가지, 늘어놓은 책 정리를 하고 청소기를 밀었습니다.




 

 

  위 학생은 바퀴벌레도 생존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장기간에 걸쳐 생존은 물론 훌륭한 생활을 영위하는 바 청암반의 품격과 위상을 높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기로 이 상을 드립니다.


며칠 전, 바쁜 일을 막 책상 앞에 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으니 '딩동' 메시지 하나가 날아듭니다.
'어? 이게 뭐지?'
가만히 보니 딸아이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엄마! 나 상 받았어. 자세히 읽어 봐"
속으로 '우와. 우리 딸 장하네.'하고 아무리 읽어보려고 해도 글이 작아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메일로 전송해 읽어보아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냥 장난하는 것이구나 하고 지나쳐버렸습니다.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에게
"아까. 그게 무슨 문자야? 대체 이해되지 않는 상장은 뭐고?"
"우히히히. 책상 정리하지 않고 어지럽게 해 놓고 공부한다고 선생님이 준 상장이야."
"엥?"
"왜, 어때서? 우리 진로부장님 얼마나 멋진분인데."
"세상에나, 창피하게 그게 뭐야? 에잇! 게으름뱅이. 정돈 좀 잘하지. 그렇게 해서 공부가 제대로 돼?"

"당근이지. 엄마는. 그런데 뭐하러 신경 써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지."
"어지러워서 머리에 글이 들어와? 그래 가지고 누가 널 데려가겠니?"
"공부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벌어 청소하는 사람 들이면 돼"
"엄마가 교육을 잘못시켜서 그렇다고 하잖아."
"신경 쓰지 마.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해."
"친구들과 선생님께 창피하지도 않아? 그런 것으로 상장까지 받는데?"
"참나! 엄마! 재미있잖아. 장난이야."
"그래도 심화반 게시판에 붙여놓았다며?"
"괜찮아! 걱정하지 마."
딸아이는 그러면서 친구들과 함께 웃는다고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선생님은 아이들과 대화를 자주 하고 꾸벅꾸벅 조는 녀석들 어깨를 주물러 주며 격려해 주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정리정돈도 잘하고 깔끔한 성격으로 변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뿐이며
딸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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