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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침실로 찾아드는 시어머님 때문에 이혼한 사연

by 홈쿡쌤 201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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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로 찾아드는 시어머님 때문에 이혼한 사연



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약속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뛰어가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습니다.

"어? 남00! 맞지?"
"너무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어?"
"그냥 그렇게 잘 살고 있어."
이십 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후라 약속이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길거리에 서 있었습니다.

"우리 어디 들어갈까?"
"아니, 나 얼른 가 봐야 해."
"왜? 이야기 좀 하자."
"차 시간이 다 되었어."
"그래? 그럼 다음에 한번 시간 내봐!"
"응. 전화할게."
그 후 수화기를 한참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녀와의 인연은 특별했습니다.
1990년 함께 근무하면서 서른하나의 노처녀였습니다.
그녀는 나와 동갑이었지만 일찍 시집가서 초등학생인 딸아이가 있었습니다
객지 생활을 하면서 자취를 하다 보니 늘 외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었고 그녀를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자주 놀러다녀도 딸과 함께였지만 남편의 그림자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너 주말 부부니?"
"아니야."
"그럼?"
"................."
"왜? 말해 봐!"
한참
 뜸을 들이더니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나 사실, 이혼했어."
"그랬구나."
"아무리 살아보려고 해도 도저히 안 되겠더라."
그녀의 이혼 원인은 시어머님 때문이었습니다.




엄마의 자식사랑은 도를 넘겨 남편이 샤워하고 밖으로 나오면 아내보다 먼저 속옷을 챙겨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잠을 자는 방문도 노크도 없이 수시로 열어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어떻게 딸아이 하나를 낳았는데 병치레가 심해 데리고 자는 습관을 들여 세월이 지나니 안방 침실에는 딸과 둘만 잠자리에 들었고 남편은 엄마와 함께 잠을 잤다고 합니다.

6살 정도 되니 유치원도 보내고 독립심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혼자 잠재우는 버릇을 들였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회사 갔다 돌아오면 씻고 엄마 방으로 들어가는 일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

'어? 이게 아닌데.'

남편과의 사이도 나쁜 편은 아니어서
"여보! 이제 00이도 자기 방에서 잠들고 하니 안방으로 와요."
"알았어. 엄마한테 이야기 해 볼게."
며칠 후부터 남편은 안방으로 제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황당하게도 시어머니가 베개를 들고 안방으로 들어오더랍니다.
'아이쿠 난 우리 아들이랑 떨어져서는 못 자!'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되어 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시어머니이지만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었다고 합니다. 친정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이 남자 아니면 안 된다. 아니면 난 죽어 버릴래.'라며 내뱉은 말이 있어 감히 이혼한다는 소리는 입에 담지도 못하고 참고 또 참으며 살아왔답니다.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아들에 대한 집착은 강해지고 우유부단하게 엄마에게 끌려다니는 남편의 모습도 보기 싫어졌고 손자가 아닌 손녀에 대한 서운함과 홀대도 있어 어쩔 수 없이 친정 부모님과 상의해 이혼을 결정 내렸고 하나밖에 없는 목숨 같은 딸아이는 데리고 나와 혼자 키우고 있었던 것.

이제 그 딸아이도 자라 서른을 갓 넘긴 아리따운 처녀로 자랐습니다.
부부관계는 당사자만이 아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밖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겠지요.

요즘 남자는 엄마 편이 아닌 아내 편을 들어 가정을 지켜간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말입니다.

내 아들을 사랑하면
내 며느리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요?

늘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관계
시어머니와 며느리!

가깝고도 먼 당신이 아닌,
곁에 있으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사이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족'이기에 서로 보듬어 안으면서 말입니다.

이제 우리도 시어머니가 될 나이입니다. 무엇보다 시어머니가 자녀 외에도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각종 모임에 참여하고 등산, 운동 등 취미를 가져 보는 게 어떨까요? 평생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일을 하는 겁니다.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키우고, 스포츠 댄스를 배운다거나 노인 대학원에 나가서 친구를 사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관심사를 키우면 막상 자녀가 결혼해도 자녀에게 모든 관심을 쏟지 않게 됩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고부갈등, 나아가 세대갈등은 줄어들 것입니다.


모든 것 잊고 딸아이와 당당히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옛날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습니다.

늘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맘뿐입니다.
이제 자주 전화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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