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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변화의 물결, 편안한 복장으로 바꾼 여고생의 교복

by 홈쿡쌤 2011.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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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물결, 편안한 복장으로 바꾼 여고생의 교복



우리 딸아이 여고 2학년, 무얼 입어도 무얼 걸쳐도 예뻐 보일 나이입니다.
그들이 가진 아름다운 청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얼마 전, 딸아이가
"엄마! 나 교복 사러 갈까?!"
"하복 말이야?"
"응"
"작년에 산 거 있잖아!"
말을 들어보니 1학년부터는 교복이 아닌 곤색 반바지에 칼라가 있는 흰 티셔츠나 회색 티셔츠로 입고 교복사에서 팔고 있는 걸 입지 않아도 된다며 학생회와 합의해서 절정을 내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내가 모델을 했는데, 정말 얼마나 편한지 몰라."
"그럼 1년 입은 교복은 어떻게 하고?"
"우리 2학년이 희생양이지 뭐. 그래서 반바지 입어도 되고 안 입어도 되고 그래."
"그럼 넌 어떻게 할 건데? 새로 사려구?"
"아니."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해?"
"반 반인 것 같아. 교복 그래도 입는 아이도 있고."
말은 아니라고 해 놓고 은근히 사고 싶은 눈치입니다.

이튿날, 집에 있던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와 흰 칼라티셔츠를 입고 학교에 갔다 온 딸아이
"엄마! 오늘 너무 놀랬어"
"왜?"
"1학년 말이야. 교복이라고 입고 왔는데 비싼 메이커인 것 있지!"
아침 일찍 간부들이 돌아가며 선도부 활동을 하는데 딸아이가 당번이었던 것입니다.
티셔츠 하나에 8~9만 원하는 걸 사 입고 왔더라는 것.
"아니, 편안하고 가격 싸서 결정해 놓고 그런 걸 사 입으면 어쩌란 말이야?"
"그러게 아이들이 개념없다는 말을 하지."
학교에서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학생들의 편안함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어 드리려고 시도한 파격적인 교복문화를 바꾸는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뒷날 딸아이가 전하는 말입니다.
"엄마! 걔들 큰일 났어."
"왜 또?"
"비싼 티셔츠에 학교마크를 새긴 걸 박아야 해"
비싼 옷에 마크를 새기면 외출복이 되지 않게 되고, 또 새기지 않으면 교칙을 어기는 일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럼 그렇지! 학교에서 그냥 내린 결정이었겠어?"

요즘 아이들 교복을 입고 다니면서 어쩌다 소풍을 가거나 수련회, 수학여행을 가는 날이면 패션쇼 하는 것처럼 새 옷을 사 입고 가길 원합니다. 은근히 친구들과 비교도 해 가면서 말입니다.
그런 아이들인데 교복을 사복처럼 바꾸면서 마크를 새기지 않았다면 보이지 않는 메이크에 대한 스트레스는 받게 되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름이고 한 벌뿐이라 시내에 나가 중저가 옷을 하나 사 주었습니다.
아들이 고1이라 교복 한 벌에 8만 원, 두 벌에 16만 원이 들었는데
딸아이는 반바지에 티셔츠 한 벌에 4만 원 정도이니 교복값으로 두 벌은 사 입어도 되는 가격이었습니다. 

학부모로서 거품이 많이 들었다는 교복값에서 해방될 수 있는 방안이었습니다.

학교 가는 여고생들을 보니 너무 편안함을 쫓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오랜 전통처럼 입고왔던 교복에서 해방된다는 느낌도 들어 괜찮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짧은 미니 스커트처럼 허벅지가 보일락 말락 아슬아슬한 모습 보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변화하는 것이 제일 늦다는 학교에서도 작지만, 그 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걸 보니 학부모로서 흐뭇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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