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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속으로

아련한 여름 날의 추억 '소 먹이기'

by 홈쿡쌤 2011.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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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여름 날의 추억 '소 먹이기'





방학이지만 여유로운 생활은 꿈같은 세월이었습니다.
37일간의 연수로 인해 더운 여름을 잊고 지내고 있습니다.

휴일은 일찍 일어나 가족들 아침밥 해 먹이고 서둘러 나선 길이었습니다.
시험을 치고 나니 마음의 여유는 조금 있어 뒷산을 오르는데 저 멀리 산천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부지런한 농부로 인해 풀을 뜯고 있는 소 한 마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사료를 먹이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작은 우리에서 살만 찌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를 본다는 건 힘든 일이 되어버렸지요.






우리가 어릴 때에는 집집마다 소 한 두 마리씩은 다 키웠습니다.
잘 먹여 새끼를 낳아 자식들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여름에는 일일이 풀을 베다 먹이고, 겨울에는 여름 내내 베어서 말린 건초와 볏짚을 썰어서 쇠죽을 쑤어 소에게 먹였습니다.
그래서 풀을 모으는 일은 일거리가 되었습니다.  꼴망태를 메고 저도 풀 베는 일은 자주 했습니다. 일이 서툴러 낫만 들고 나갔다 하면 반은 다쳐서 오기 일쑤였습니다. 그 흔적은 지금도 왼손가락에 수도 없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나 여름 방학 때는 소와 관련된 추억이 많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놀다가 오후가 되면 각자 소를 몰로 나옵니다.

산기슭에서 소를 방목하고는 해질녘쯤에 산꼭대기에 소와 아이들이 다 모입니다. 그 시간까지는 여자아이들은 땅 따먹기나 공기놀이를 하고, 그것이 싫으면 가지고 간 책을 나무 그늘에 앉아 읽기도 했습니다. 또, 편편한 잔디밭 찾아 패차기등
특히나 즐겨했던 진똘이 놀이 여러분은 알까요?
요즘 야구와 같은 것으로 투수가 검은 고무신을 던지면 손으로 치고 내 달리는 게임이었습니다.

기한 것은 소들도 길을 알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모두 한자리에 모이곤 했습니다.
소를 다 먹이고 집으로 향하면서 고삐를 잡으려다 뒷발질을 하는 바람에 숨도 못 쉬고 헥!~~~ 넘어 갔던 일도 있었습니다.

그 후 소가 무서워져서
"아부지!~ 나 소 먹이려 안 갈래요!~"
"허허..괜찮어 소는 무서워하면 더 덤벼..그러니 무서워하지 말고 눈으로 이겨봐" 하신다.

해가 니읏니읏 질 때까지 잘 놀다가 집에 갈 때가 되어 각자 자기 소를 찾는데
아무리 봐도 나타나지 않는 우리 소!~~
놀란 토끼 눈으로 집으로 달려와
"아부지!~ 우리 소가 없어요!~ , 어딜 갔는지?"
"그래? 어두워지기 전에 찾아보고, 안되면 횃불 준비해야지.."
동네 어르신들 모두 총동원되어 찾아 나섰던 밤길...목에 방울을 달았는데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녀석은 고개를 하나 넘어 묘지 옆에서 편히 누워 있어 데리고 와 한시름 놓곤 했던 기억도 있었지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일하는 소는 우리 어릴 적 든든한 일꾼이었지요.
논, 밭 갈아야 할 때 어김없이 나가 열심히 아버지와 함께 하고 우리 집 마구간에 버티고 있는 정겨운 동물이었습니다. 커다란 눈 껌벅껌벅 잘 길들여진 암소의 모습은 이제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저 그리움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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