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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넘치는 ‘네 탓’ 속에 ‘내 탓’은 어디에?

by 홈쿡쌤 200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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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암담하기만 합니다.

온 국민의 자존심을 땅에 떨어뜨린 기분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보1호가 저렇게 불타버리다니....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보기 위해 한 사람이 한 행동이 저렇게 엄청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슴이 아파오고 저려오기까지 합니다.

불타버린 숭례문의 보험금이 6,500만원으로 고급 자동차 한 대 값도 안 된다고 합니다. 문화재 기준이 아닌 일반 목조건물로 보고 1㎡ 당 218,000원으로 299㎡인 숭례문의 가치가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


문화재에 대한 허술한 방재대책으로 방관하고 지내 온 우리 모두의 탓일 것 입니다.

왜 무슨 일만 일어나면 '내 탓'이 아닌 '네 탓'이 되어 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문화지청, 소방방재청, 서울시청, 모두가 너 때문이라고만 하고,

국회의원들조차 4월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네 탓이고,

현직대통령, 차기대통령 탓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가톨릭의 고해송 告解訟에는 ‘네 탓’이 없습니다.

오직 ‘내 탓’ 뿐입니다.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불가 佛家에서도

모든 것이 제 마음 탓이라 가르칩니다.



‘내 탓’과 ‘네 탓’은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 밖에 없지만

그 품은 뜻은 별자리들 사이만큼이나 서로 멉니다.


내 것과 네 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내 탓과 네 탓도 구별하지 못합니다.

‘네 탓’은 물론이고 ‘내 탓’도 모두 ‘네 탓’이 됩니다.

내 책임은 항상 그럴 듯한 핑계 속에 숨어버리고

언제나 남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길게 남습니다.


사람이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 “내가 잘못했습니다. 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신뢰와 존경을 받을만한 인격자입니다.


여 與는 야 野의 탓을, 야는 여의 탓을

정치인은 언론 탓, 언론은 정치 탓

사장은 사원 탓, 근로자는 사용자 탓

어른들은 젊은이 탓, 젊은 세대는 늙은 세대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더니

너도나도 눈알을 부라리며 과거 탓, 현재 탓을 하느라

나라의 역사를 온통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 탓과 네 탓 글자 한 획이

무책임과 책임을

거짓과 진실을

비양심과 양심으로 나타나니

글자 한 획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인격이 다르고 삶이 다른 것입니다.


내 탓은 내 탓이요 네 탓은 네 탓입니다.

네 탓 속에서도 내 탓을 발견할 줄 아는 인격,

아름다운 마음, 올곧은 양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넘치는 ‘네 탓’ 속에 ‘내 탓’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2-3년 200억을 들여 숭례문을 되살린다고 해도 겉모습만 같지 500년 역사를 숨 쉬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저 아쉬움만 남는 나날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옛날의 위풍당당한 그 모습 되찾기 위해서라도....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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