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탕, 시원하게 등 밀어주는 기계 아시나요?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그래서 대중목욕탕을 가끔 이용하게 됩니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우연하게 '등 미는 기계'를 보게 되었습니다.
옛날과는 달리 집에서도 목욕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고,
사우나, 찜질방 시설도 잘 되어있습니다.

목욕탕 가면 자주 이용하는 '등 미는 기계'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해 며칠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등미는 기계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
오늘도 새벽같이 눈이 자동으로 뜨였습니다.
'휴일인데 늦잠이나 잘까?'
하는 생각으로 누워있어 보아도 좀체 잠이 오지 않아
주섬주섬 목욕준비를 하여 대중탕으로 향하였습니다.

이른 아침,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밖에는 겨울을 부르는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지만,
가계 문을 열기 위해 말끔히 차려입은 아저씨
창문을 닦으며 손님 기다릴 준비를 하고,
어디를 가는지 바쁜 발걸음을 하는 사람들,
목욕탕 안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어
아침을 일찍 여는 사람들의 부지런함에 새삼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제 힘들고 지쳤던 몸과 마음
따뜻한 물에 다 풀어 버리고 싶어 욕조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땀으로 찌든 때들을 하나하나 씻어내고 밖으로 나오려고 하자
할머니 한 분이 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경남, 부산에만 있다는 등 미는 기계 앞에서
전원을 켜지도 않아 돌아가지도 않는데 등을 갖다 대며
이리저리 힘겹게 등을 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쪽에만 밀어 또 등은 벌겋게 되어있는...

머리는 백발이었고,
살은 하나도 없어 뼈만 앙상하고,
쪼글쪼글한 주름 검버섯이 가득한 거무칙칙한 얼굴,
자그마하신 체격을 보니 요양원에 계신 시어머님의 모습 같아 얼른 다가서며
"할머니! 등 밀어 드릴까요?"
"아니야. 괜찮아."
"등 미는 기계, 이것 눌리면 돌아갑니다."
"알지만, 그냥 이게 편해서 그래."
"그럼 제가  손으로 밀어드릴게요?"
할머니가 앉으신 곳으로 따라가 등을 손으로 밀며
(피부가 부드러웠기도 하지만 이태리타올을 건네주시지 않아)
"손으로 해 드릴게요" 말을 해도
억지로 내 손을 밀쳐내시며 물로 씻어 주셨습니다.
"아이쿠! 말만 들어도 고맙소."
"벌써 손에 때 다 묻었는데요?"
"나야 맨날 먹고 노는 사람이고 바쁜 사람이 그냥 얼른 가소"
"저 하나도 안 바빠요"
"고맙소, 어여 어여 가서 일 보소"
극구 사양하시는 바람에 등도 밀어 드리지 못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등 밀어 드린다고 말한 내가 더 미안하게 말입니다.

어머님은 그렇게 작은 일도 남에게 피해를 준다고 여기셨나 봅니다.
여태 고생하시며 살아오신 것만으로도
그런 도움은 받아도 되는 우리어머님이신데.....
자립심, 독립심 강하신 그 마음이 왠지 더 애잔하게 다가왔습니다.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시길 바래 봅니다.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옆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서로 등을 밀어 주곤 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요즘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목욕만 하고 횡하니 나가버리는
삭막함 가득한 대중탕이 되어 버렸습니다.
꽁꽁 닫고 높이 쌓고 사는 이 세상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막막해 옴을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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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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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등미는 기계가 있다고요?
    참 신기한 기계로군요.

    2012.11.14 16: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헐...등미는 기계도 있군요....ㅎ
    갈때 있으면 한번 써야겠네요^^

    2012.11.14 16: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말아톤

    저녁노을님 안녕하세요. 목욕탕 등미는 기계 햐~ 신기합니다.
    세상 참 좋아 집니다..정보 감사드립니다. 쌀쌀한 날씨!~
    사우나 다녀오면서 개운하셨겠습니다..
    등미는 기게.ㅎㅎㅎ~행복한 오후시간 되세요.^^~

    2012.11.14 16:49 [ ADDR : EDIT/ DEL : REPLY ]
  5. 목욕탕 가본지가 언제인지...ㅋ

    2012.11.14 17: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2012.11.14 17: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대중탕 안간지가 꽤 됐는데 이런 기계가 다 있네요.
    서로 살갑게 등밀어주던 풍경은 옛모습이 된건가요?ㅠㅠ

    2012.11.14 17: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대중탕에 이런 기계가 있군요
    수요일 저녁을 편안하게 보내세요~

    2012.11.14 1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예전엔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등 밀어주곤 했는데...
    할머니들은 그냥 밀어도 드렸는데...

    저 기계가요, 생각보다 잘 안밀려요.
    저는 혼자라 늘... 등은 못 밀고 오지요. 가끔 등밀이 하시는 분의 수고를 받지만요.
    그럴땐 딸이 있슴 좋겠다 싶더라구요.

    2012.11.14 19:52 [ ADDR : EDIT/ DEL : REPLY ]
  10. 등미는 기계.. 오늘 처음봐요... 기계가 이제는 못하는게 없는거 같아요

    2012.11.14 21: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오~! 이거 첨보네요^^
    작동이 저도 궁금해 지는데요~!

    2012.11.14 22: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등미는 기계도 있군요.. ㅎㅎ
    한번 이용해 보고 싶어지는데요.~ ^^
    잘보고 가요~ 편안한 시간되세요 ^^

    2012.11.14 23: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1년에 한 두번 대중탕 갈 때마다 찾아 사용한다는..ㅎㅎ

    2012.11.15 00: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등밀어주는 기계도 있네요. 신기해요^^
    하루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 저녁 되세요^^

    2012.11.15 00: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처음 보네요. 그러고보니 대중탕 가본지 오래됐네요.^^
    우리동네도 있는지 확인하러 가봐야겠어요.

    2012.11.15 01: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비밀댓글입니다

    2012.11.15 03:00 [ ADDR : EDIT/ DEL : REPLY ]
  17. 요즘 보기 드문 인정을 가지신 저녁노을님^^

    2012.11.15 04: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예전에 듣기만 들었는데 보기는 처음이네요..정이 없어져가는 현실입니다...

    2012.11.15 05: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저녁노을님의 마음씨가 너무 고운신것 같아요~ 마음이 훈훈해지는 포스팅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되세요!

    2012.11.15 09: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제가 다녔던 목욕탕에서는 못봤었는데 신기하게 생겼네요 ^^

    2012.11.15 18: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옛동네에 등미는 기계가 있었는데..
    요게 참 편리하긴 해요..ㅋㅋ
    처음엔 등이 홀랑..
    어찌나 따갑던지요..ㅋㅋ

    2012.11.15 2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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