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오랜만에 산행을 하였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시어머님을 두고 어딜 나선다는 게 뭣하였는데, 중3인 딸아이 벌써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엄마! 갔다 와! 산행하는 것 좋아하면서 요즘 못 갔잖아.”
“우리는 그냥 가지 말까?”
남편의 고추 친구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아빠! 바람 한번 쐬고 오라니까. 할머니는 내가 돌볼게.”
“코에 바람이나 넣고 오자.”
안 갈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나서는 바람에 모자도 챙기지 않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밖으로 나서는 것조차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라디오 볼륨을 크게 하고, 흐르는 음악에 발장단을 맞춰가며 노래까지 흥얼거렸습니다.
“그렇게 좋아?”
“우와!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네.”
알록달록 마지막 가을을 즐긴다는 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1월 중순인 초겨울에 접어들었는데, 어찌하다 저렇듯 계절도 모른 채 피어났는지. 꽃을 보고도 가슴이 아려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잎은 이미 단풍이 되어 지고 있건만 저 홀로 피어나 무얼 어쩌자는 것인지...
활짝 핀 꽃잎은 추워 보이기만 하였습니다.
초겨울 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워낸 진분홍 진달래꽃은 붉게 물들어 떨어진 단풍잎과 어우러져 진풍경을 연출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얼지나 않을지.
제 철도 모르고 꽃을 피운 미련함을 나무라야 할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산을 올랐습니다.
하동 옥종 - 옥산.614m
아담하고 소박하여 초보 산행자인 우리에겐 딱이었습니다.
사방이 확 트인 장쾌하고 황홀한 조망이 뛰어난 산.
북쪽의 주산 구곡산과 그 뒤 지리산 천왕봉,
서쪽 칠성봉 구재봉 분기봉,
북서 삼신봉, 남으론 이명산 금오산
그리고 동쪽 발밑엔 날머리 양구마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산을 내려와 옥종 유황온천에 들러 피곤함을 날려버렸습니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행복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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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날씨 너무 추운데
저 진달래는 무슨 생각으로 피었을까요.
자기도 꽃 피우고는 '아차' 했을 것 같네요^^
노을님~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답글
울 아파트 단지에도 철모를 진달래가 몇개가 피어 있습니다..
추운날시에 감기 조심하세요
답글
몸이 편찮으신 시어머님 모신다고 고생 많으셨을 텐데...
저렇게라도 콧바람 쇠셨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효성 지극하신 따님 둔 것도...다...
저녁노을님의 지극한 효성덕분이겠죠...
답글
한겨울에 진달래가 피다니
정말 이상 기온인가 봅니다.
답글
전 종종 마음 비우러산에 갑니다..한번씩 다녀 오세요..그래야 효도도 할수있습니다~~
답글
계절도 잊은 진달래였네요...ㅎ
겨울 문턱에서 보니 이상하기까지 합니다...ㅎ
답글
개나리가 가끔 철 모르고 꽃을 피우곤 하던데...
진달래도 그러네요.
잘 보고 갑니다.
답글
저도 영랑호를 걷다가 철모르는 진달래를 본적이 있었습니다.....
이상기온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계절을 잊은 진달래 그래도 아름답네요...
잘 보고 갑니다...행복한 하루 되세요...*^*
답글
우리 인간들도 그렇게 무모할 때가 있으니까요.
자연도 그럴 때가 있겠지만 강추위에 잘 견뎌낼지 참 걱정입니다.
답글
날씨 때문인지 추워보이네요.
행복한 하루 시작하세요~~
답글
진달래가 피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더니
정말 이렇게 보게 되는군요.
답글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답글
계절을 앞서 피운 진달래 성질이 엄청 급하군요..ㅎㅎ
날이 많이 추운데 감기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답글
노을님 산행하셔서 이쁜 진달래를 보고오셨네요..
요즘은 정말 철없는 꽃들이 많습니다..
손가락 추천이 이상하게 보입니다요..^^*
됫나 몰러~~~ㅋㅋ
답글
지리산 지산인가봅니다
아름다운 산행이셨군요
온천에서 피로를 날리는...
아~~ 산에 가고싶어지네요 ㅎㅎ
답글
보란듯이 피어난 꽃송이가 너무 당차보이네요...
겨울이 성큼 와있는데..움츠러들기만 하는 저를 보게 되네요..^^.
꽃송이 처럼..힘찬하루 되세요..^^
답글
정말 대단한데요~다른지역은 첫눈이 올시기인데... 철모르는 진달래..
뭐가 저리 급했는지..
^^
답글
오 놀라워라...진달래 정말이네요.
하루종일 해가 드는 양지쪽인 것 같은데 왠지 계절을 잃은 진달래 같아서..ㅎㅎㅎ
답글
한겨울에 피는 개나리와도 또다른 산에서보는 진달래 느낌이 좀 틀려 지네요^^
도심 한가운데 개나리는 한겨울에도 날씨가 따따하면 꽃봉우리를 피우드라고요^^
답글
서울은 너무 추워서 잔뜩 움츠렸는데...
진달래라니...신비롭기도하고..부럽기도 합니다. ^^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