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적금 넣었던데 만기가 되어 은행을 다녀왔습니다. 나갈 때에는 동료 차를 타고 나가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바로 앞에 멈춰서는 시내버스를 오랜만에 올라탔습니다. 열쇠고리에서 교통 카드를 꺼내 들이대 보니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아가씨의 맑은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어휴! 창피해!’
움직이는 차에서 지갑 속에는 만 원짜리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 뭔 일이래?’
동전을 뒤지니 500원짜리 1개, 100원짜리 3개, 50원짜리 3개, 십 원짜리 4개, 990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저~ 아저씨! 10원이 모자라는데. 어쩌죠?”
“그래요? 그럼 저기 가서 큰돈 바꿔서 넣어야죠.”
“네?”
눈이 동그랗게 하고 바라만 보니
“아이쿠! 손님! 그냥 넣으셔도 됩니다.”
“아! 네~”
우르르 잔돈 내려가는 소리가 나를 더 부끄럽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집안 구석구석 이리저리 나뒹굴어 다니는 10원의 소중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저씨가 “얼른 앉으세요. 넘어집니다.”
“네. 감사합니다.” 하고 바로 운전석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아줌마는 그래도 말이라도 하니 다행이네요.”
“...........”
“사람들 돈 어떻게 내고 가는지 아세요?”
그러면서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지금은 교통 카드로 뒷주머니에 넣고 엉덩이만 갖다대면 ‘감사합니다.’ ‘학생입니다.’라는 소리를 내며 돈을 빼갑니다. 현금을 내는 것보다 40원 ~ 60원 정도 싸고 편리하니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전만 한 크기의 토큰을 사용하거나 종이 토큰이었을 때에는 별이 별스러운 사람이 다 있었다고 말을 하십니다.
‘병뚜껑을 두드려 넣는 사람.’
‘오십 원짜리 동전 가운데를 뚫어 넣는 사람.’
‘납작한 돌멩이를 넣는 사람.’
‘토큰을 반만 종이에 붙여 넣는 사람.’
‘천 원짜리 절반을 구깃구깃 접어 넣는 사람.’
여럿 이용하다 보니 정말 이게 아니다 싶을 때가 잦았다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거짓말을 할 때가 있긴 합니다. 하얀 거짓말을....
하지만, 양심을 속인다는 것이 죽기보다 싫습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제가 알고 있기에"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안다.'
이 말은 불교의 초기경전인 《아함경》에 나오는 부처님 말씀입니다. 또 목숨보다도 소중한 것이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정직입니다.
《법구경》에 보면 이 정직에 대한 말씀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누구든 거짓을 말한 자, 또 행한 다음에 나는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자는 지옥에 간다. 이 사람들은 세상에서 제일 천한 사람이다."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즉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천한 사람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살면서 나를 속이지는 말아야 할 것 같지 않나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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