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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시어머님의 눈물겨운 자식사랑

by 홈쿡쌤 2009.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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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의 눈물겨운 자식사랑




쌀쌀함이 전해오는 저녁, 퇴근 후 집으로 들어서니 거실에서 남편과 막내삼촌, 삼촌 친구분과 셋이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낯선사람이라 얼른
"안녕하세요?"
“형수님! 인제 오세요? 제 친구입니다.”
“어? 삼촌 웬일이세요?”
“그냥 엄마 한 번 보러왔어요.”

“네~”



저녁 시간이라 옷도 벗지 않고 부엌으로 달려갔더니 밥을 몇 숟가락 떠먹은 흔적이 보이는데 식탁에는 아무도 없는 게 아닌가.

“누가 밥을 먹다가 이렇게 두었어요?”
“누가 그러겠노. 엄마지.”
“왜요? 찬밥 다 되었는데 그냥 식사하시지.”

“막내아들 밥 없다고 먹고 가라고 저런다.”

“에이~ 새 밥 하면 되지. 금방 되는데.”

우리의 말을 듣고 있던 막내삼촌이

“형수님! 우리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집에 가서 먹으면 됩니다.”

그러자 어머님이

“밥을 안 먹고 가면 어떻게 해!”

“그럼 라면이라도 끓일게요.”

얼른 냄비에 물을 받아 가스불에 올렸습니다.

물을 올리고 곰곰이 생각하니 밥이 없는 줄 알고 막내아들을 위해 당신 배 채우지 않고 먹지 않는 어머님을 생각하니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압력밥솥에 평소 물량보다 1.5배 더 부어 밥을 하였습니다. 치카치카~ 금방 끓는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3분 정도만 더 있다가 불을 끄고 뜸을 들여 먹으면 꼬들꼬들한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가자미 두 마리 얼른 조림을 하고 밑반찬 꺼내 상을 차리려고 하는데

“여보! 이리 와 봐!”
“왜? 바쁘구먼.”
“아니, 당신 사진 찍을 일이 생겼어.”
귀가 쫑긋하여 달려가니

“이것 봐!”

“이게 뭐야?”
“엄마가 라면 끓여 오면 바닥에 놓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빨래판에 수건까지 얹어놓았어.”

사용하지도 않고 그냥 욕실에 세워 두었던 걸 들고나왔던 것입니다.
“세상에나~ 와~ 눈물겨운 자식사랑이다. 정말.”

“어머님! 식탁 위에 있는 냄비 판 가져오시면 되잖아요.”
“이게 널찍하니 좋잖아.”

우리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눈물까지 흘러가면서 말입니다.


우리 어머님 83세, 그 나이에는 한 끼가 얼마나 소중한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물어보는 게

“밥 묵었나?” 하는 말이 인사였던 시대를 살아왔으니 말입니다.

‘막내의 울음소리는 저승까지 들린다.’라고 했습니다. 사랑을 가장 작게 받고 살았기에 부모님 마음은 더 짠하게 느껴져 그런 말이 생겨났는지 모를 일입니다.

바쁜 와중에 사진을 찍고 곰곰이 생각하니 눈물 나는 모정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한 편의 감동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모든 것 다 내어주고 오직 자식을 위한 삶을 살아오신 그 세월이 녹아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당신의 배는 곯아도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말, 틀린 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막내 아들과 함께 맛있게 밥 한 그릇을 뚝딱 드시는 어머님입니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막내삼촌

“형수님! 저녁 잘 먹고 갑니다.”

“아! 삼촌 잘 먹겠습니다.”

막내삼촌이 오시면서 어머님 드시라고 사골을 사 왔기 때문입니다.

“엄마 갈게.”
“오냐. 조심 해 가거라.”

고부랑한 허리로 현관까지 나와 아들을 배웅하였습니다.

그렇게 삼촌을 보내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와! 밥 안 해 먹이고 보냈으면 어머님이 뭐라 생각했겠노?”
“요년, 두고 보자! 그랬겠지?”

“호호호호~ 그러게.”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또 웃었습니다.


언제나 영원한 내리사랑을 보여 주시는 어머님.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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