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시어머님 모시고 노인요양원 가 보니..

by 홈쿡쌤 2009. 11. 25.
728x90
반응형
시어머님 모시고 노인요양원 가 보니..
 

시골에서 혼자 생활 하시던 시어머님을 모셔온 지 두 달이 되어갑니다. 노인의 건강이 늘 그렇듯 좋아졌다 또 좀 나빠졌다 반복하며 생활하시고 계십니다. 원래 알츠하이머는 가까운 1분을 까먹어 버리고 먼 10년은 잘 기억한다는 병이라 약을 먹고도 또 먹겠다고 약봉지를 챙기곤 하여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너무 집안에만 있는 걸 심심 해 하시는 것 같아 가까운데 바람이나 쐴까 하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여보! 어디 갈까?”
“엄마가 걸음을 걸을 수가 없으니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네.”
“아~ 우리 작은 어머님 계시는 요양원이나 갔다 올까?”
“그럴까?”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시면서 갑자기 입원했던 형님 봐야겠다며 병원을 따라나섰던 어머님이라 모셔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작은 어머님은 늘 제게

“네가 우리집안에 시집을 와서 난 너무 고맙다.” 하시면서 예뻐해 주신분입니다. 어머님보다 4살 위로 87세입니다. 평소 너무 건강하셔서 밭일까지 하시던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쓸어져 119에 실려 병원으로 모셔졌습니다. 고혈압을 앓고 계셨는데 뇌출혈로 중풍이 오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건강은 장담하지 말라.’고 했던 가 봅니다. 병문안을 갔을 때, 겨우 사람만 알아보는 상태였고 왼쪽 수족이 마비되어 꼼짝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보름가량 치료를 하고 난 뒤, 요양원으로 모셔졌습니다. 아들딸이 있긴 하지만 몸을 가누지 못하고 병수발을 들어야하기에 그냥 요양원을 선택한 것입니다. 병의 정도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고 하였고, 건강보험에서 아직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하여 월 1,300,000원을 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제법 시설도 깔끔하여 많은 사람들이 붐벼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차에서 내리면서 “어머님! 여기 작은 어머님 입원 해 계시는 병원입니다.”

“그래?”

함께 요양원으로 들어서니 옹기종기 모여 앉은 노인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병실을 찾아가니 너무 반가워하시는 작은 어머님

“작은 어머님! 안녕하셨어요?”
“아이쿠! 네가 왔나?”
“네. 어머님 모시고 왔어요.”

“형님! 형님 못 보고 죽나 싶었습니다.” 하시며 어머님은 눈물을 펑펑 쏟아내십니다.

“되는대로 사는 거지 뭐 우짜것노?” 손을 맞잡으시는 두 어르신...

여러 해 동안 고락을 함께 해 온 분들이라 그렇게 동서간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사 간 두유를 하나 따서 작은 어머님을 드시게 하고 난 뒤, 같은 병실에 누워계시는 할머니가 마음에 걸려

“여보! 할머니 드려도 되는지 물어봐!”

“아무거나 주면 안 되잖아.”
“알았어.”

얼른 달려갔다 오는 남편입니다.

“드려도 된다네.”

두유 하나를 따서 빨대를 꽂아 드시게 하니 쭉쭉 빨아 잘 들이키십니다.

가만히 보니 말은 알아듣는데 말씀을 하시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우리 할머니 너무 곱다. 젊었을 때는 정말 예뻤겠습니다.”
잔잔히 미소만 띄며 저를 바라만 보았습니다. 또 바로 앞에 누워계신 할머니는 하얀 천으로 두 손이 꽁꽁 묶어져 있었습니다. 식사 때가 되어 보호사들이 들어왔습니다.

“저 할머니는 왜 묶어 두세요.”
“안 묶어두면 난리가 납니다.”
“................”

“오늘은 그래도 얌전하네요. 묶어 놓은 것 풀지도 않고.”

뼈만 앙상히 남았는데 무슨 힘이 있어 저럴까 싶기도 했습니다. 오랜 기간 치매를 앓고 계신분이라고 하였습니다.


작은 어머님이 식사를 하시는 것을 보고 우리는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작은 어머님! 우리 갈게요. 또 올게요.”
“오냐. 가거라.”

물끄러미 바라보시는 눈길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손을 잡고 차에 올라타면서 시어머님을 보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아직은 그래도 혼자 머리도 감으시고 화장실에도 다니시니 말입니다. 모두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형제들이라 병이 더 깊어지면 어머님도 언젠가는 요양원으로 모셔지겠지만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들을 보니 지금 마음 같아서는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가족이 찾아가면 헤어지기 싫어하고 그리워서 “나 좀 데리고 집에가!” 하신다고 하니 말입니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아니, 더 나빠지지만 말아주시길 바랄뿐입니다.

*공감가는 글이라면 아래 추천을 살짝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가능하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31

  • 이전 댓글 더보기